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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유 Jun 14. 2024

제가 마흔이라고요?

여전히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의 이야기


오 마이 갓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흔이 되어 있었다.


싸이월드 BGM에 강타의 '스물 셋'을 깔아두고 (이 세상 앞에 서있는 나~ 그 무엇도 거칠 것이 없는 나아~) 아이들에게 참어른의 모습을 보이는 교사가 되겠다며 독서실에 박혀있던 스물 셋,


갓난 아기를 품에 안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지나간(줄 알았던) 청춘을 아쉬워하며

눈물 짓던 나의 서른,


집에서는 아이를 키우고 직장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여행 몇 번 다녀오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내 나이 마흔이란다.

(내 정신연령은 아직도 서른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청춘의 눈물로 키웠던 아들래미는 틈만 나면 '수~~', '장충동 왕족바알 보싸암~♪'(이거 도대체 왜 때문에 하는 거죠???)을 불러(?)대는 초딩이 되었고,


'참어른'이 되기를 꿈꾸던 스물 셋 고시생은 여전히 어설픈 14년 차 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마흔이 되면 그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야말로 '불혹'의 심지를 가지고 살 줄 알았던 나는 - 스물 셋의, 또 서른의 나와 다를 바 없는 - 이런저런 말들에 아주 열심히 흔들리고 팔랑거리며 살고 있는 '어른이'가 되었다.




마흔이라고 다 불혹은 아니던데,


나처럼 겉으로는 짐짓 진짜 어른인 체 살아가는 어른이들. 스물 셋의 열정과 서른의 불안함을 여전히 안고 살아가는 어른이들.


나이가 마흔인데 이놈의 진짜 어른이란 건 도대체 언제나 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뚜벅뚜벅 살아가고 있는 내 친구 어른이들과 함께,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직장, 가정, 여행 이야기를 통해 마흔의 마음을 나누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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