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노아 Mar 31. 2024

비켜서거나, 뒷다리를 잡지 말든가!

조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공존하며 움직인다. 사람들의 구성과 생성되는 에너지에 따라 조직의 성과도 달라진다. 실적이 좋은 조직이 다른 조직과 비교하여 반드시 지니고 있는 단 1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에너지다! 각각의 조직원들이 에너지가 높다면 그 조직은 기대이상, 예측밖의 결과를 낸다. 반면, 실적이 안 좋은 조직은 에너지를 갉아먹는 사람들이 지배하고 그나마 있는 에너지마저 빨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는 조직을 견고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조직원들이 에너지 생산자 (Energy Generator)가 되도록 지원하고 독려한다. 동시에 에너지 뱀파이어들은 세밀히 관리하여 조직의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어느 조직이든 에너지 뱀파이어들이 있다. 그렇다면 조직에 있는 에너지 뱀파이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 정도에 따라 해고, 한직 배치, 일 박탈, 교육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하고 명확한 한 가지 사실은 에너지뱀파이어들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조직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비전이 있다. 비전에 따른 목표가 없다면 조직이 아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두가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길이 고속도로이면 가속도를 내어 가야 하고, 국도이면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한 빠른 길을 찾아야 하며, 포장이 안된 시골길이면 다져가면서 가야 한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가더라도 중간에 공사 구간을 만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공사 구간을 만나면 속도를 늦추어야 하고, 공사 구간이 길다면 국도를 경유해서 가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는 차량의 앞에서 느닷없이 또는 작정하고 또는 몰라서 공사 구간을 만드는 이들이 있다. 같이 가는 버스에 탑승해 힘을 보탤 생각은 못하면서 가는 버스를 애써 막아서는 사람들이다. 또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조직원들의 뒷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천천히 가자고, 이러다 탈 난다고 없는 걱정도 사서 하는 사람들이다. 살아 움직이는 것이 조직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조직의 본능인데, 앞 방향으로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 채 나아가려는 사람들을 잡아당기는 것이다. 자신이 알든 모르든 여하튼 자신에게는 조직을 막아설 의도는 없었을지 몰라도 성향이나 취향, 행동패턴이 에너지뱀파이어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많으면 조직은 가속도를 잃게 된다. 장애물로 인해 국도를 경유해서 가더라도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다.     




가로막거나 뒷다리를 잡는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일까? 

가령,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을 지나치게 한다거나,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일에 있어 너무 오랜 시간 돌다리를 두드려본다 거나, 새로운 도전 앞에서 우리가 지금 이럴 때냐? 고 지시한 이의 뒷담화를 하는 거다. 잘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열심히 해 봤자 결과는 뻔할 것이라고, 과거에 경험해보지 않았냐고 조언한다거나 자신의 경험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떠드는 것이다. 아는 것은 많은데 두려움이 앞을 막아서서, 또는 자기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하기 싫은데 잘 되면 자신의 부실한 기여가 드러날 것 같아서 뒤에서 하는 악마의 속삭임이다. 뭐, 겉으로 보기엔 다들 회사 걱정, 사람 걱정 같겠지만 목표와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분명 흡혈귀같이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행동일 뿐이다.  


이들의 존재는 위험 그 자체이다. 이들이 변화하지 않는 한, 이들과 같이 하는 것은 조직이 위험의 불씨를 안고 가는 것이다. 현명한 방법은 이들이 비켜서게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해도,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도 괜찮으니 가는 길은 막지 말고, 길에서 비켜서게 하는 것이다. 해당되는 사람에게 그대로 얘기를 해야 한다. “길에서 비켜서라”라고… 


지금은 고인이 된 S 그룹 회장은 기업이 초 일류가 되기 위해선 생동감 있는 조직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지혜로운 화두를 종종 던졌다.  


"바뀌지 않을 것이면 남 뒷다리라도 잡지 마라" 


 “강제 안 한다. 자율이다. 많이 바뀔 사람은 많이 바뀌어서 많이 기여해. 적게 바뀔 사람은 적게 바뀌어서 적게 기여해. 그러나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마라.” 


30년 전, 93년 7월 일본 오사카에서 모인 S 그룹 임원들에게 던진 말이다. 이 말은 그때도, 지금도, 어느 조직에도 필요하다. 조직이 생동감 있게 움직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뒷다리를 잡는 이들을 비켜서게 해야 한다. 조직의 리더가 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나쁜 것은 쉽게 전염이 된다. 변화를 못하는, 안 하는 이들의 전염력은 강하다. 이들로 인해 조직의 에너지는 고갈될 수 있다. 


기억해 두자. 어떤 제도, 법, 상황하에서 리스크를 지더라도, 남의 뒷다리를 잡는 이들은 비켜서게 해야 함을.. 그리하여 나아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도를 최대화하고 그 가속도 힘으로 건강한 에너지를 재생산해야 함을..   

이전 17화 운칠기삼 (運七 技三) 보다 연구운일 (緣九 運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