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싸이코박 닥터 Oct 19. 2022

봉쥬르! 프랑스 사는 슬기예요.

자서전

소개


읽으시는 글 내용은  
- Cadeau pour mes 40 ans-
- 마흔의 생일선물- 이란 책 내용입니다.

2022년 10월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내가 직접 쓴 책입니다. 책방에서도 살 수 있는 책입니다. 너무 뿌듯합니다.

한글 문법이나 표현이 모자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책과 책갈피


What makes the desert beautiful is that somewhere it hides a well.

사막은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거야.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슬기입니다. 지혜로운 슬기.

프랑스에선 Sophie와 같은 이름이지요.


열네 살에 프랑스 조기유학. 겉모습은 완전 한국사람인데 프랑스에서 오래 살다 보니 거의 프랑스 사람 된 거 같습니다.

그래도 한국의 뿌리는 셉니다. 자부심도 큽니다.


157cm  작은 키로, 고등학교 때까지 매년 누군가 새해 목표를 물어올 때마다  "올해는 꼭 키 클 거야" 하고 대답했습니다.


짙은 갈색에 두꺼운 직모.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처럼 작은 몸에 비해 큰 머리. 

아시아인들의 큰 머리는 큰 두뇌를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서양인들보다 더 나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유럽 사람들은 아시아 관광객들을 딱 알아봅니다. 사진 많이 찍는 관광객들.

나도 아시아 관광객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네 명의 이쁜 공주님들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제일 작은아이가 만 두 살 반, 제일 큰애가 만 10살 반.  위대한 나라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피가 섞인 혼혈아 공주님들.

세상에서 제일 이쁜 아이들입니다. 엄마 닮아서.


가족생활 과로로 쉬고 있습니다.

우울증이란 병가를 내고 일을 쉬고 있습니다.

일을 쉬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내적 치유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흔이란 나이에 이 경험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이 행복한 경험을 하느님이 주신 생일 선물로 생각하고,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치유를 경험하기를 바라며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여기에 쓰고 싶은 것은 그동안 숨겼던 나만의 비밀 이야기, 나의 고통과 내적 치유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 나 자신을 벌거벗 이야기입니다.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 컴퓨터 앞에 앉아 특별한 이유 없이 울고 심지어 눈물이 너무 쏟아져 회의 중간에 빠져나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동료들에겐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런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집에선 딸들에게 긍정적인 육아를 하려고 다짐했지만, 화를 내거나 소리 지르는 것으로 하루를 끝마치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참을성이 없는 나 자신을 자책하며 혼자 눈물 흘린 적도 많았습니다.


남편 도리앙행복함 수도원에서 만났습니다.

행복함 수도사들이 만드는 행복함 치즈를 만드는 곳. 평화롭고 고요한 행복함 수도원.

그는 키가 크고 진한 금발 신사. 특히 매력적인 미소가 나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3개월 간의 짧은 만남 후에 결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혼 생활 초기부터 대부분의 집안일을 혼자 했습니다. 남편은 자기 일에도 벅차 스케줄 관리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나는 점점 더 힘들었습니다. 우리 사이의 다툼은 더욱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권유로 우리는 결혼 상담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우리 부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혼 상담사분은 단발 금발머리에 키가 크고 멋진 여자분이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우리에게 다정하시고 친절하셔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남편과 단둘이 데이트할 시간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상담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우리가 매일, 그리고 매 순간 결혼에 대한 결심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 아이의 질병


우리 가족은 첫째 딸의 심각한 질병을 경험했는데, 이는 2년 전에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엘리아나 ("해의 딸"이라는 뜻)가 만 아홉 살 때였습니다.


꽁떼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때였습니다. 우리가 여름휴가를 위해 예약한 숙소는 매우 지저분했습니다. 광고 사진에서는 매우 청결한 것처럼 보였는데, 현실은 상당히 달랐습니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숙소를 예약했는데 (8월 초에 휴가를 가기로 해놓고 7월 초에 예약했으니) 왜 그 숙소가 여전히 예약 가능했는지 그제야 이해되었습니다. 딸들이 맨발로 세 걸음도 안 했는데 발바닥이 모두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주방용품은 너무 더럽고 기름기가 많아서 사용하기 전에 다시 씻어야 했습니다.  랑스에서 꿈꾸는 별장이었습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악몽의 별장이었습니다.


그쪽 별장 주인의 편을 들어 보자면, 너무 늙었고 류머티즘을 앓고 있어 그 숙소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첫날 시원한 음료를 주며 우리를 환영했지만 청결함이 의심스러운 컵(투명한 유리컵이지만 얼룩이 비추이는..)을 보며 이거 마셔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분은 늙고 아파서 굳은 몸으로 환영의 댄스도 마련해 주셨답니다.


우리가 도착한 다음 날, 엘리아나가 복통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의사이고 의학 공부를 했지만 전문직 공부가 끝난 이후로 더 이상 환자를 진찰하지 않았고, 가족의 일에는 전혀 객관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딸아이가 현재 심각한 상태인지 아닌지, 응급실에 즉시 가야 하는지 도무지 판단하기 어려워 너무 불안했습니다. 의사인데 이유도 몰라 창피한 감정도 있었습니다.


진통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에 남편은 엘리아나를 가장 가까운 공립병원 응급실로 데려갔습니다. 엘리아나는 구토도 하고 고열도 났습니다. 딸의 배를 본 클라빼 작은 시골 도시 병원의 응급의사는 진단과 수술이 가능한 더 큰 병원으로 가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딸을 조금 더 큰 시골 도시 오제공립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갔고 마침내 혈액 검사, 복부성형 CT 스캔 및 외과적 진단과 같은 필요한 검진모두 받았습니다.


그날 밤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밤 중 하나였습니다. 나는 별장에 남은 세명의 딸들을 재우고, 남편이 전화로 전달해 주는 큰 딸의 소식을 계속 기다리며 혼자 큰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날 밤 너무 더워 활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박쥐 한 마리가 내 방으로 들어왔었습니다. 박쥐는 날개가 퍼덕이는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방의 천장을 잠시 돌다 다시 창문으로 나갔습니다. 마치 나에게 "슬기야 힘내" 라며 나에게 용기를 준 것 같습니다.

오전 6시쯤, 친한 친구들과 친지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내 걱정을 나눌 수 있어 그래도 조금 안정이 되었습니다.


검사가 끝난 후 오제의 외과 의사는 매우 전문적인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에 큰 도시 아모르 대학병원에 의뢰하라고 했습니다. 난소가 비틀어져 왼쪽 난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엘리아나의 난소를 잃을까 봐 걱정하는 동안, 나는 엘리아나가 죽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도리앙은 엘리아나 옆에 있었지만 난 멀리서 게다가 의학공부를 해서 있지도 않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그놈의 의학공부...


딸과 남편은 세 군데의 병원을 들렀습니다. 그리고 그 병원 의사들이 적절히 진단해 주어 전원 할 수 있었으니 우리에게 행운이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아모르 대학 병원에서 수술하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오제르 그 작은 병원에서 잘못 수술을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그래서  클라빼, 오제 및 물론 아모르 병원 의사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야겠다고 다짐합니다.



https://brunch.co.kr/@4179781ab6314eb/2


https://brunch.co.kr/@4179781ab6314eb/3


https://brunch.co.kr/@4179781ab6314eb/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