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부산까지, 기차를 두 번 타야 한다고?

강원도 발령자의 슬기로운 기차생활

by 단신부인

차 없이, 뚜벅이로 3년을 강원도 오지에 박혀 있었다.

허나, 매 주말마다 수도권에 있는 가족을 보러가야 했기에, 기차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강원도 내 다른 도시로 가는 버스는 많은데... 그 외 지역으로 한 번에 가는 교통편이 잘 없다.

더구나 버스엔 화장실이 없다. 연약한 사회중년생의 방광이 방황하게 둘 순 없지!


와중에 철도가 국영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덕분에 서울에서 강릉, 또는 동해까지 가는 KTX 노선이 깔렸으니 말이다.


인근 역까지 갈 때는 주로 택시를 불러서 갔는데, 왕복 교통비가 참 많이도 깨졌다.

그나마 차로 출퇴근하는 오너드라이버들과 시간이 맞으면 비용을 일부 아낄 수 있었지만서도.

아무튼, 다년간 지갑을 강제 오픈한 끝에 체득한! 슬기로운 기차 이용법을 지금부터 전격 공개하겠다.


1.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구간은 N카드를 이용하라.

개인적으론 N카드를 코레일 구독서비스라고 칭하겠다.

자주 이용하는 구간과 이용횟수, 적용 인원 수를 선택하고 결제하면 되겠다.

통상 혼자 이용하니까 10회권을 약 2개월 간 구독하는데, 1개월 연장도 가능하다.

즉, 최대 3개월 간 총 10회 이용할 수 있는, 횟수 차감형 할인쿠폰을 구매하는 셈이다.


N카드로 예매할 때는 코레일톡 앱 > 승차권 확인 > 정기권·패스 > 승차권 예매로 들어가면 된다.

단, 이렇게 예매할 적엔 KTX 마일리지가 쌓이지 않고, 명절 기차는 대상에서 제외이니, 유념할 것.

운이 좋으면 40%까지 할인받을 수도 있다.


2022년 연초 기준, 강릉~서울 편도 정가가 27,600원이니,

최소 할인율인 15%씩 할인받는다고 가정할 때, 4회 이상부터 본전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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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강릉~서울 노선 기준 10회권 가격이 13,800원이다.


2. 서울방향으로 갈 때는 가장 끝 번호대, 강릉/동해방향으로 갈 때는 가장 낮은 번호대!

체력이 자주 방전되는 어른이들의 꿀잠 보장 좌석이다.

좌석을 뒤로 끝까지 넘겨도 뒷 사람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왜냐? 그 자리가 맨 뒷자리거든!

더욱이, 짐이 많을 때는 좌석 바로 뒤에 짐을 두어도 된다.

단신인 나에게, 좌석 위 선반은 팔이 닿지 않고, 각 칸 사이마다 있는 캐리어 보관함은 누가 훔쳐갈까 무섭다.

경쟁률이 센 좌석인만큼 사전예약은 필수다.

한편, 중간에 내려야 한다면 B 또는 C좌석을 예매하라. 그 좌석이 통로쪽 좌석일지니!


필자의 경우 2~3주 전에 예매하며, 상행선을 탈 땐 19번대를 이용하고, 하행선을 탈 땐 1번대를 이용한다.

그나저나 강릉·동해선 기차가 KTX산천에서 이음 열차로 바뀌면서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혹시라도 2번 열차에 탈 때는 하행선 2번대가 끝좌석이다. 참고했으면 한다.


3. 경부선 혹은 호남선을 타야 할 때는, 기차를 2번 이상 갈아타야 한다.

강원도에서 불편한 점 중 하나는, 서울 외 지방으로 갈 때는 반드시 서울에서 환승해야 하는 점이다.

서울 또는 용산 ↔ 부산 또는 목포까지 가는 기차는 많다.

그러나 강릉·동해선은 통상 2시간 마다 1대씩 있다. 두 기차를 모두 타야 한다면 어디에 시간을 맞추겠는가?

당연히 강릉·동해선에 맞춰야 한다. 뚜벅이는 기차를 놓치면 안되니까!


종종 부산 방향 출장이 잡힐 적엔, 퍽 난감했다. 솔직한 심정으론 안 불렀으면 했다.

코로나19에 오미크론에,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대면 출장이라니!

매 번 기차 시간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먼저 돌아가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이제는 철면피가 다 됐다.


예매팁! 일단 출장 일정을 대략 가늠 후, 서울 ↔ 강릉·동해 기차를 먼저 끊는다.

그 다음 화장실 갈 시간 내지 기차 지연 시간 30분 텀을 두고 경부선 또는 호남선 기차를 끊는다.

경험상, 서울역에서 강릉·동해선은 14번 플랫폼, 즉 맨 끝에 있다.


4. KTX 마일리지로 수수료를 낼 수 있다.

인생엔 늘 예외라는 게 있다. 예매한 기차를 당초 예약한 시간에 이용할 수 없을 때가 반드시 생긴다.

그런 때가 언제인가? 주로 회의 또는 일정이 길어질 때다.

뚜벅이는 늘 기차시간을 상기하며,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코레일톡을 손에 놓지 말아야 하는 법.


나는 출장 교통비를 실비로 보전해주는 직장에 다닌다.

단, 기차 취소·변경 수수료는 보전 안 해준다. 그래서 출장 갈 때는 절대로 N카드 안 썼다.

기차를 총 2회, 왕복으로 치면 4회를 타야 하니 자연스럽게 마일리지가 쌓였다.

이를 놀러갈 때 썼느냐? 아니다. 회사의 사정으로 예약을 변경해야 할 경우 발생하는 수수료로 납부했다.

내 돈으로 내면 아깝고, 마일리지로 내면 된다, 된다, 된다, 안심이 된다!


5. KTX와 SRT 현명하게 이용하기

우리나라에서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총 2곳이다.

하나는 한국철도공사(일명 코레일), 또 하나는 (주)SR이다. 기차역 노선 일부를 공유하는 걸로 알고 있다.

후자는 수서발 열차를 운영하며, 동일 구간 KTX 정상운임보다 약 10% 저렴하다.

예컨대 서울-대전 편도 KTX가 23,700원이라면 수서-대전 편도 SRT는 20,100원 정도다.

SRT는 예매를 일찍하면 100원~200원 정도 할인을 해주는 듯 하다.


KTX와 SRT 모두 이용 가능한 역이라면 환승이 가능하며, 직통 요금보단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 예매처를 달리 두고 있으므로 각각 예매해야 한다. 어플 기준으론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둘 다 회원으로 가입해 두었으며, 핸드폰 번호로 로그인한다. 그게 편하니까.


SRT보다 KTX를 더 자주 이용하기에, 일부러 교통비 카드를 SRT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카드로 선택했다.

KTX는 이미 N카드로 충분히 할인받고 있고,

SRT의 경우, 자주가는 노선만 없다 뿐이지 요금이 더 저렴하니까!

언젠가 SRT마일리지를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산행 열차 탈 만큼 적립되겠지?

잘 모아두었다가 꼭 올해 부산에 놀러갈 때 쓸 것이다! 출장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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