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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메뉴

by 송화


몇 달 전 지나다 간판과 가게에서 풍겨오는 분위기 하나만 보고 그냥 왠지 먹고 싶어 들어간 가게가 있었다.


한창 더운 여름이었지만 뜨끈한 국수를 시키고 기다리며 가게를 둘러보는데 벽에 붙어있는 미슐랭 빕구르망 스티커가 내 눈에 띄었다. 그걸 본 순간부터 음식에 기대를 하기 시작했고 음식들이 나왔을 때 대표메뉴, 사진에 맛있어 보이던 메뉴, 처음 접하는 메뉴 먼저 먹어보면서도 내 입에는 그다지 맞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다 마지막 메뉴가 나왔는데

정말 심심하게 생긴,

국, 면, 만두, 청경채 몇 개 담긴,

어쩌면 싱겁게 보이는 국물을 아무 기대 없이 한 수저 떠먹었다.

어머,

잠시만, 한번 더.

어머,

국물 웬일이야, 감칠맛 대박.

어머,

이 집 찐이다!!

를 외치며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배가 불러 더 먹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온 기억의 맛집을 오늘 다시 찾았다.


때론,

심플 이즈 더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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