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째,
겁도 없이 도전을 하고 있다.
문을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단순하지만
때론 가장 어려운 작은 용기로-
내가 도전하는 결과의 가능성은
0%에서 50%가 되어버린다.
미지의 50%를 바라보며
지금까지 세 번의 공모전에 노크를 해보았다.
첫 번째 동화는 형편없었다.
두 번째 동화는 흔했다.
이번에 응모한 세 번째 동화는..
모르겠다.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니
자꾸 탈락하고,
실패하나?
그래,
당선은 언감생심.
본선에 올라
단 몇 줄의 피드백이라도 받을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에게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오늘 또,
실패했다.
공허함을 겨우 붙잡고
냉수 한잔 들이켜는데
어제 앱에서 주문한 배달이 왔다.
잠결에 주문했나?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겨우 세 식구 먹기엔 양조차 많다.
이깟,
주문조차 패배감을 안기는 기분은 뭐지?
일단 먹자.
꿀꿀할 땐 꿀꿀이를.
목살을 집어 오늘만큼은
평소보다 조금 짜게 구워보자.
짠내 나는 도전자의 짠내 나게 실패한 날이니까.
이렇게 나의 실패는
배가 불러갈 때쯤 잊혀갔고
어느새 머릿속은
다음 동화의 첫 장면에 등장시킬
주인공을 탄생시키고 있었다.
언젠가 내가 두드린 노크에
작은 성공이라도 이룬다면,
그렇다면
나의 실패들은 실패가 아닌
과정이 되는 것이다.
오늘은 비록 쓰라린 실패였지만
앞으로 다가올 실패들에게는
수고했다고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