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나의 적인가?

우리의 회복자!

by ISMiami

햇빛을 피하는 일상


아직도 30도를 훌쩍 넘는 마이애미로 돌아온 나는 다시 태양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마치 햇빛이 나를 공격해 아프게 할 것만 같아, 양산을 방패 삼아 펼치고, 팔 토시를 창 삼아 끼어 입었다.


그런데 문득 지난 건강검진이 떠올랐다. 의사는 내 비타민 D 수치가 기준치에 불과하다며 더 높여야 한다고 했다. 보충제만으로는 부족했고, 실내에만 머문 시간이 길었던 탓이었다. 결국 나는 햇빛을 지나치게 차단해 온 셈이다.


아이러니한 태양의 선물


아이러니하게도 비타민 D의 가장 좋은 원천은 바로 내가 피하려 했던 태양이다. 태양은 모든 생명을 자라게 하고, 세상을 제 빛깔로 물들이며, 우리 몸에도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물론 햇빛을, 특히 자외선, 과도하게 쬐면 피부암 위험이 높아진다. 이 사실 때문에 우리는 집과 건물 속으로 숨어들었고, 그 대가로 비타민 D 결핍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맞게 되었다. 실제로 미국인의 3분의 1이 이 결핍 상태에 있다고 한다.


하루 10분의 효력


UCLA 건강 웹사이트에 따르면, 정오 무렵 단 8~10분의 햇볕만으로도 하루 비타민 D가 충분히 생성된다. 그런데, 선블락 크림이나 옷은 그 자외선을 대부분 막아버린다. 그래서 나는 팔과 다리를 드러내고 모자를 쓴 채 햇빛 아래에 서 보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뼈는 더 단단해지고 근육은 힘을 얻는 듯했다. 마음도 가벼워지고 우울감이 가셨다. 무엇보다 오늘 밤은 멜라토닌이 충분히 만들어져 깊은 잠에 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낮에 태양과 함께하면, 밤은 숙면으로 이어진다.


미토콘드리아의 배터리를 충전하다


태양은 단순한 빛이 아니다. 태양은 자외선뿐 아니라 적외선도 함께 방출한다. 햇빛은 다양한 파장의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적외선은 입고 있는 옷과 피부를 뚫고 우리 몸속 8cm 깊이까지 침투한다. 이 빛은 세포의 ‘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켜 영양소를 에너지로 바꾸는 스위치를 켜 준다. 햇빛에 드러난 팔과 다리는 좌외선으로 비타민 D를 합성하고, 또한 온몸으로 적외선을 받아 몸속 발전소의 스위치를 켠다.


Dr. Roger Seheult에 따르면, 만약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심폐 기능 약화, 당뇨, 암, 알츠하이머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하루 단 15분의 일광욕만으로도 미토콘드리아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적외선은 피부와 눈을 통과해 열 수용체를 자극하고, 멜라토닌 생성을 촉진한다. 멜라토닌은 세포의 산성화를 막아 노화를 늦추고, 눈 건강을 증진시키고, 전반적인 면역력에도 기여한다. 또한 피부 속 콜라겐 생성을 도와 주름을 예방한다.


햇빛이 주는 지혜


따라서 팔과 다리를 드러내고 모자를 쓴 채 15분간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피부암 예방, 비타민 D 합성, 콜라겐 생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런던 칼리지가 행한 연구에 따르면, 햇빛을 쬐는 것이 피부암 사망을 증가시키지는 않았고, 오히려 수명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재미있게도 여름보다 겨울에 사망률이 더 높고, 햇빛을 꾸준히 쬔 환자는 병원에서 더 빨리 퇴원한다고 한다. 한국인은 남향집을 선호한다. 베네수엘라 속담에도 “햇빛이 드는 집에는 의사가 필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내 집 고양이 역시 햇살 가득한 창가에서 낮잠을 즐기며 본능적으로 그 혜택을 누린다.


태양은 우리의 회복자


태양은 결코 우리의 적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를 회복시키는 존재다. 햇빛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어떤 인공 제품도 대신할 수 없다. 대낮에 모자를 쓰고 잔디밭에 앉아 해바라기가 되는 것이 이제는 나의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사계절 내내 햇살이 풍부한 마이애미에 살고 있음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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