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악마의 속삭임
“함께 자리해도 되겠습니까?”
“네 함께해도 됩니다,”
고신 열관리의 노조 위원장인 경성철이 동료 두 사람과 클럽에 와서 웨이터의 소개로 박정숙 일행과 합석을 하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즐기고 있다.
“오늘 좋았어? 미스터 경”
“응 아주 좋았어. 당신 정말 몸매 끝내 주는데, 너무 좋았어 오늘.”
“입에 바른 소리 하지 마. 사실 나 오늘 남자와 잠자리한 것 믿지 못하겠지만 거의 2년 만이야,”
“그럼 우리 앞으로 자주 만나, 내가 당신 책임져줄게.”
이들은 마치 오래된 부부라도 되는 양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포옹한다.
“우리 한번 더할 가?”
박정숙이 기다렸다는 듯 경의 가슴속을 파고든다.
“여기가 경성철 씨 댁인가요?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경성철의 부인이 이른 새벽부터 들이닥친 경찰들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묻는다.
아 네 뭐 좀 확인할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에제 회사에 긴급한 상황이 있다고 안 들어오셨어요.”
“그럼 회사로 가면 만날 수가 있습니까?”
“네 그럴 겁니다,”
“이제 마무리 짓도록 하자 경위원장.”
“우리의 조건이 관철되지 않는 한 우리는 오늘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갑니다, 그런 줄 아십시오.”
“이봐 경위원장 이번주까지 한철 발전용 버너 납품 안되면 우리 회사가 입는 손해가 얼마나 큰 가 잘 알고 있으면서 하필이면, 이런 시기에 파업을 하면 어떡하나?”
송철우가 열을 올리며 나무라고 있다.
“그런데 사장님은 왜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십니까?
‘어제 참석하시고 오늘 좀 늦으신다고 양해를 구했잖나.”
이 노조 문제가 신속히 해결이 안 되면, 모처럼 한국 제철소의 연소 기술 협력 업체로 선정이 되어 처음 프로젝트로 혼소용 버너의 국산화 버너 개발 한 것을 납기 내에 납품을 못하게 될 것이고, 그리되면 이 한건이 문제가 아니라 협력업체 자격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이려니와, 향후 몇 백억의 매출이 다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에 이소망은 어제부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중이었다. 그러나 건달기가 있는 경성철 노조 위원장은 회사의 이러한 형편이 그에게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라 생각하고, 밀어붙이고 있는 형국에 있었다.
“전무님 경찰에서 경위원장을 만나야겠다고 지금 사무실에 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리 미스 심이 경찰이 경위원장을 찾는다는 연락을 해온 것이다.
“무슨 일인지 알아봐,”
“그렇지 않아도 물어보니 본인 아니면 말을 할 수 없다며, 경위원장을 직접 만나야 하겠다는데요,”
“그래? 경위원장 지금 사무실에 경찰에서 자네를 직접 만나야 갰다고 기다리고 있다는 데 나가 보지.”
“네?”
경성철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며,
“전무님 지금 사장님 연락 좀 드릴 수 없습니까?”
“그건 왜? 한번 연락드려 보지.”
“아 저 송전무입니다, 지금 경위원장이 급히 사장님과 전화를 통화하고 싶답니다.”
“그럼 잘 타협이 됐다는 말입니까?”
“아니요 그건 아니고 경위원장 개인 신상에 관한 건인 것 같습니다.”
“그럼 바꿔 보시지요.”
“사장님, 제가 지금 억울하게 오해를 받아 경찰에서 저를 소환하려 하는 데요, 혹시 경찰에 잘 아시는 분 있으시면 저 억울한 일 좀 풀어 주셨으면 해서요.”
“그래 사건 내용을 알아야 하니 말해보시오,”
“지금 전화로 다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제가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 일로 지금 경찰에서 저를 찾아온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망신당하면 회사도 좋을 일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요, 회사가 좋지 않게 되다니요? 뭐 회사도 관계되는 일입니까?”
“아니 회사 하고는 직접 관계가 있는 일은 아니고요, 혹시라도 회사의 노조 위원장인 제가 불미스러운 일에 관여되어 잘못 되게 되면, 혹여라도 회사에 피해가 될 수도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고요, 그러니 우선 제가 당장 경찰에 연행되어 가는 것을 좀 막아 주시고 저의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어느 경찰서요? 우선 내 알아보도록 해 봅시다. 일단 송전무 좀 바꿔 주시오.”
“정미야, 나 모처럼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났다, 중소기업의 임원인데, 사람이 아주 젠틀해 내 취향에 딱 맞아.”
“얘 너 참 잘됐다, 네가 그렇게 까다롭게 굴더니, 오랜만에 좋은 짝을 만났다니 말이야”
그날 함께 어울렸던 박정숙의 단짝 친구인 이정미는 그동안 박정숙이 글을 쓴다고 두문 불출하며, 친구들 하고도 잘 어울리지 않다가, 모처럼 몸 좀 풀자며 불러낸 박정숙이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만났다며, 들뜬 표정으로 말을 하는 것을 보며,
“얘 그럼 앞으로 잘해봐, 그런데 요즘 제비족들이 많다는 데 조심해”
“응 이미 그 사람 다니는 회사도 다 알아봤어. 제비족 하고는 거리가 멀어”
“자기 먼저 목욕해 나는 회사일로 전화하고 씻을게.”
경성철은 박정숙이 자기에게 어느 정도 빠져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박정숙이 호텔비를 결제할 때 골드 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본 후로,
악마의 속삭임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 대기 시작하였다,
“네가 그녀의 카드를 훔쳐서 사용한다 해도 감히 너를 어찌 하지는 못 할 거야, 어느 정도 사용하다 돌려주면 되는 거야,”
사실 경성철이도 그간 가끔 여자들과 잠자리를 한 적이 있었지만 제비족 노릇을 한 적은 없었다,
경성철은 아무 죄의식 없이 마치 자기 부인의 백을 뒤지는 마음으로 그의 손이 박정숙의 백 속을 더듬더니 지갑 속에서 방금 전 결제한 골드 카드를 집어 자기 지갑에 넣어 버렸던 것이다.
“일단 서에 가서 얘기하십시다.”
“지금 회사에 중요한 결정할 일이 있어 회의 중이니 제가 회의 끝내고 경찰서로 가면 안 되겠습니까?”
“그럼 잠시 기다려 드릴 테니 빨리 회의 끝내고 오십시오.”
“전무님 사장님 다시 연락 부탁 드립니다,”
“아 나요, 일단 분당서에 출두하시오, 나도 바로 분당서로 가 보겠소, 내 알아보니 이미 검찰에 송치가 되어 검찰에서 당신 신병확보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영장 신청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시간을 갖고 처리해 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노사협의는 일단 상호 합의 하에 한국 제철소 납품 후에 재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으시고 거기서 시간 끌지 말고 바로 출발하시오.”
노사 문제 해결을 상상을 초월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해결하여 주신 주님.
자칫 잘못하다가 노사분규가 발생하여 회사가 파업에 들어가 납기를 제 때에 지키지 못해 회사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소망의 기도를 응답하여 주시어서, 회사를 위기에서 구하여 주신 주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