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이것이 죽음이군요
“회장님 보성산업이 방금 부도 처리 됐답니다.”
최부장의 보고를 받고 이소망은 불안한 예감이 들면서 그동안 경험 해보지 못한 초조감까지 드는 것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 왔다.
“어이 허 과장 어떻게 된 거야?”
“아 나도 방금 확인을 했는데, 유럽에 수출한 일회용 라이터가 클레임이 걸려 어렵다는 말은 들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파주 본공장이 화재가 발생하여, 생산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어쩔 수 없이 최종 부도 처리가 되었다는 구만.”
“이번에 추가로 회사채 50억 발행된 것과 총합계가 105억이나 되는데,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
이소망의 다급한 다그침에 허정태가 난처한 듯 대답한다.
“보성 산업이 부동산도 많고 저력이 있는 회사니까 너의 회사에 피해가 없도록 내 주선해 볼게,”
이소망은 맥이 빠졌다,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단순한 예감이 아니었다, 예감이 현실화되기 시작하였다.
“보성의 지급보증으로 발행한 사채를 조기 상환하라는 통보가 왔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우리가 보증서준 보성의 회사채도 우리가 상환해야 될 거랍니다.”
자금 담당 최부장의 보고를 받은 이소망은 전에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이었다.
“무리해서 내짐에 남의 짐까지 짊어지고 가는 것은 무리요, 더 회사가 무너져서 재기 불능 상태에 몰리기 전에 새 출발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요, 이렇게 하루하루 무리하게 시간을 끌지 마시오, 내가 도와주기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신영은행의 윤 지점장이 결과적으로 오늘 회사를 최종 부도 처리 하겠다는 선언을 하려 하는 것이다.
“그동안 수고들 많았소, 우리가 무리해서 시간을 끄는 것보다, 빨리 결단을 내려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부로 일단 부도 처리를 하고, 바로 법정 관리 신청 준비를 하십시다, 변호사는 김호영 변호사로 정했습니다. 사무실은 강남의 선릉역 근처에 있습니다. 서류 준비는 송전무님께서 맡아 주십시오, 나는 당분간 자유롭지 못할 것 같으니, 법정 관리 개시 명령이 떨어지기 전 까지는 뒤로 물러나 있겠습니다, 어디 있든 연락이 바로 되도록 조치를 취해 놓겠습니다.”
“여보, 미안하오 또 당신 고생시키게 생겼소”
“너무 낙심 말아요, 다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시겠지요, 나는 큰 걱정이 안 되네요,”
나사랑이 이소망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고, 쾌활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간다.
“우리 오랜만에 오붓하게, 둘의 시간 좀 보내 봅시다,”
“그럼 우리 오랜만에 극장 구경이나 하고, 바로 정목사가 소개해준 강남 기도원에 들어가서 나는 금식 기도를 할까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떻소?”
“좋아요, 저도 기도원에 가서 기도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오늘의 말씀은 로마서 9장 17절 18절 말씀입니다, 봉독 하겠습니다.”
“성경이 바로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일을 위하여 너를 세웠으니 곧 너로 말미암아 내 능력을 보이고 내 이름이 온 땅에 전파되게 하려 함이라 하셨으니, 그런즉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는 자를 완악하게 하시느니라.”
강남기도원의 원장 목사님의 새벽기도의 설교 말씀이 어어져 가고 있다.
이소망은 목사님의 설교말씀이 자기를 주제로 하는 말씀인 것 같아 감명 깊게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과 회개의 시간을 갖게 됐다.
자기가 영적으로 영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했으면 이소망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생활을 했다 자부하고 있었고, 하나님 말씀대로 살려고, 모든 사람들이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릴 때에 심지어 은행 지점장조차도 융자해줄 테니 물 들어올 때 노 젖는다고 지금 회사 형편이 좋을 때 부동산 투자도 해보라 조언까지 했지만 이소망의 생각으로는, 땀 흘려 수고하여 얻어지는 수익이 아니고 투기로 얻어지는 물질은 하나님 말씀을 어기는 행동이라 생각하고 바보 같다는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이 원칙을 지켜왔고, 하다 못해 복권 한 장도 산적이 없을 정도로 고지식하게 믿음 생활을 한 것 밖에 없는 데, 어떻게 이렇게 부도사태까지 이르렀나 생각하며 하나님을 원망을 할 만도 한데, 이소망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 있으셔서 된 일이라 믿었다, 한편으로는 자기가 분명 무엇인가 잘못한 것이 있다 생각하며, 기도를 이어갔다. 오늘의 목사님의 말씀도, 바로가 완악한 마음을 갖고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히고 모세가 출애굽 시켜 달라 해도 말을 들어주지 않은 것은 바로가 스스로 완악하게 구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도록 하셨기 때문에 그가 완악하게 군것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소망은 목사님의 그 말씀이 바로 하나님께서 이소망을 향한 계획하에, 이소망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고, 마치 믿음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으로 스스로 착각하게 하여, 무리하게 해외 사업을 분수에 맞지 않게 벌이도록 하셨다. 그 결과 자금이 부족하게 되자 보성과 상호 지급보증을 하여 자금 조달을 하다, 결국 회사가 부도 처리 된 것이다라는 말씀 이시다. 감동을 받았다.
모든 것이 결국은 세상의 욕심으로 시작된 것이라 스스로 자책하며 회개하였다.
이소망은 이번의 회사부도 사태를 계기로 영적으로 성장하여 이제 소년기로 들어가는 단계라는 감동을 받으며, 난생처음으로 7일의 금식기도를 작정하고 금식 기도를 이어갔다.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계획하시고 계신 것이 있으시겠지만, 무엇보다도 이소망을 주님의 강한 군병으로 더욱 성장시키시기 위한, 특별 훈련의 필요성이 있으셔서 다목적으로, 이번에 회사부도 사태가 빚어지게 된 것이라는 성령하나님의 감동을 받고, 하나님은 참으로 한치의 시행착오도 없으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며, 먼저 권능의 사랑의 하나님께 감사와 회개의 기도를 이어갔다.
“ 방금 김호중 변호사로부터 우리 회사 법정 개시 명령이 법원으로부터 받아 들여졌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송철우 전무의 흥분된 목소리로 전해진 소식이다.
하나님은 어찌도 이렇게 정확하신 분인지, 오늘로써 이소망의 7일 작정 금식 기도가 끝나는 날이다.
“사장님이 화장실에 피를 쏟으시고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계십니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 주십시오,”
최부장이 제일 처음 이소망이를 발견하고, 소리친다.
“장 내부에서 출혈이 진행 되고 있기 때문에 피를 멈추게 할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스스로 출혈이 멈추기만을 기다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우선 수혈을 하면서, 응급조처를 하고 기다려 보십시다.”
응급실 의사의 말을 들은 나사랑은, 먼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주님. 살려주십시오,”
당황이 되어 기도도 제대로 나오질 못하고 오직 살려 주십사는 말뿐이 나오질 않고 있다.
“여기가 어딥니까?”
이소망이 정신이 들면서 주위를 돌아보니 간호사가 보이고, 다 죽어 가는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이다. 이소망의 온몸은 여러 가지 센서선을 연결하여 테스트를 당하고 있는 신개발 전자제품 신세가 되어 꼼작도 못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간호사님 저 지금 아픈 곳이 없는데 이 줄들 걷어주시고 편히 있게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아 깨어나셨군요.”
“제 마음대로 처치를 할 수가 없습니다, 환자분은 일반 환자분과 달리 초위급 상황이 셨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의 지시가 있어야 됩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바로 의사 선생님이 와서 여러 가지 상황을 체크하더니,
“다행입니다, 이렇게 빨리 장출혈이 멎어 정상으로 돌아오다니, 보통의 경우는 장출혈이 시작되면 그대로 돌아 가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보호자들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응급조처는 해보지만, 장내부에서 진행되는 것을 계속 확인할 수도 없고, 지혈 방법이 없어 결과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 참 잘됐습니다.”
이소망이 머물고 있는 곳은 일반 응급실과 달리 곧 숨이 넘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실가닥 같은 희망을 갖고 최후의 순간을 기다리는 병실인 것이다,
이소망이 깨어난 후로 세 사람이나 사망선고를 받고 영안실로 옮겨 가는 것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
마지막 단말마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이소망은 어제 자기가 쓰러지던 순간을 떠올리며, 자기야 말로 천길만길 죽음의 골짜기로 떨어지는 순간에 하나님께서 손을 잡아 올려 주셨구나 생각하며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주님 이것이 죽음 이군요, 주님의 뜻이라면 순종하며 죽음의 길을 가겠습니다.”
이소망은 피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출혈 양이 점점 늘어나는 것과 비례하여 이소망의 정신도 점점 희미하여져 가면서 정신을 잃어 가고 있었다.
피를 많이 흘려서 화장실 바닥에 피가 강처럼 흐를 정도였다.
9층에서 흘린 피 냄새가 1층까지 피 비린 내가 났다 하니, 이소망이 흘린 피의 양이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양이었던 것이다,
“여보 이번에 모두들 당신이 죽는 줄 알았어요, 나도 중환자실 앞에서 대기하면서 간호사의 호출로 영안실로 옮겨지는 환자들을 보면서, 혹시나 간호사가 나를 부르면 어떡하나 하며 마음 졸인 생각을 하면 지금도 오싹해요,”
나사랑이 몸까지 움츠리는 시늉을 하며 말을 할 때.
“이번에 꼼짝없이 과부 되는 줄 알았어요,”
이소망은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본향집으로 돌아오라 하시면 언제든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생명과 우리들의 가족과 모든 소유물을 다 내려놓고, 떠나가야 하는, 하늘나라로 향하여 살아가는 나그네 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본향 집으로 돌아갈 때에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천국으로 돌아갈 것이냐, 아니면 영원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지옥불로 돌아갈 것이냐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