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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의 버드나무 Jan 05. 2022

**    저녁 있는 삶을 꿈꾸다   **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도   이른바  '워라벨'   즉  일과 삶을 균형 있게  하자는  많은 외침이 있었다.  

저녁 있는 삶을  꿈꾸며  주 52 시간 근로시간  준수라는  정치적 결단이 내려지기도 했다.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주 52시간  근로시간.  주 4일 36시간의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택도 없는 수준이다.  그마저도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우리 아들은 주 52시간 제도로 인해  야근 수당과 저녁 식사비가 삭감되었다.  근로자를 위한 좋은 취지의  정책으로 인해  실질 임금이   감소된 것이 다.  한편  중소기업  사장님은  부담이 과중되었다고   아우성이다.


1998년에서 2000 년까지  우리 가족이 스페인에  살 동안  그 나라는 주 5일 40 시간 근무가 원칙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일이었다 


반면 당시 우리나라는  주 6 일 근무제를 시행했다. 당시 어르신들은 토요일을 반공일이라 불렀다. 반나절만 일하는  반공 휴일의 줄임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반나절을 넘겨  오후 5시까지 일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단지 밤늦도록 일하는 야근이 없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점차 높아지면서 주 5일 근무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부는  주 5 일 근무라는 정치경제적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초기에 이를 격주로   시행했다. 그래서 한동안 놀토(노는 토요일)  갈토(근무하러 가는 토요일)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금은 완전히 주 5 일 근무가 정착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중소기업 사장님이  부르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달려가야 할 샐러리맨들이 허다하다.  


실제로 좋은 취지의 제도가 정착되는데 시간이 걸린다.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성숙되어야 한다. 또한 가치관의 변화도  수반되어야 한다.


20년 전 스페인 사람들은   개미처럼   일중독에 빠지지 않고도 베짱이처럼 여유 있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교육비와 의료비가 전액 무료인  탄탄한  사회 안전망 속에서  두터운  중산층의  삶은  여유롭다.

  

노동자의 권리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유럽의 근로 문화는  오랜 기간의  산업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진통의 과정을 겪으며 정착된  것이다.

그 산고의 과정을 무시한 채  번지르르한 외양만 흉내 내는  제도는 속 빈 강정과 같다.


주 52 시간이든   주 4 일 근무든  정치적인 결단이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산업 현장 밑바닥에서부터 고충과 문제점을 살피며 하나하나 개선하는 노력부터 있어야 하지 않을까?

또한  노사  양측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논의하며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을 희생시키지 않는  노사 양측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 속에  사농공상이라는 직업의 귀천을 따지며 그에 따라 사람을 대접하고   약자를 착취하는  인식과  그에 따른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런  가치관과 문화부터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있다면  사회적인 합의는 도출되지 않을 것이다.   

출처.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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