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카스테라 고구마 크림빵

오늘은 혼자여행을

by 판다찐빵

집에 있는 걸 정말 좋아하지만, 가끔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목적 있는 것이 아닌 그냥 자유로운 곳으로.

특히 봄과 가을에는 더워지기 전에, 추워지기 전에 꼭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딱 그때였다. 바람은 선선하고 그리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런 날.

이럴 때는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서 가는 것보다는 나 혼자 가방만 챙겨서 떠나는 게 좋았다.


"기차역이나 한번 볼까"


그래서 기차역 어플로 어떤 역이 있나 가나다 순으로 되어있는것을 한번 둘러보았다.

딱히 시간은 신경 쓰지 않았다.

훑어봐도 마땅한 곳이 안 보여서 여행 간 것만 따로 정리해 놨던 다이어리를 꺼냈다.


"진짜 여름잠 잔 거 아니야?"


6월~9월이라는 숫자가 들어간 사진이 없는 것에 새삼 감탄했다.

더위에 약해서 여름에는 출근, 집 반복이었기에 이때는 좋아하는 산책도, 카페 가는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원하게 선풍기를 틀어놓고 얼음주머니를 안고 만화책 읽는 게 최고였다.


그게 사진에 반영돼있는 게 신기해 여러 장을 보던 나는 빈종이에 가봤던 지역을 쭉 나열했다.

서울, 대전, 부산 등 기차를 타고 가기 편한 것은 거의 다 가본 것 같은데 당일로 가기 편한 곳이 어딜까 고민했다. 당일이고 혼자 갈 거니깐 딱히 제약은 없으니깐 바다를 한번 가볼까 하고 검색을 해봤다.


'혼자 가기 좋은 바다'


소파에 누워 한참 검색을 하던 나는 잘 시간이 넘길 때까지 있었고, 날이 넘어가기 전 예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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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을 뒤, 오고 가는 기차를 예약했으니 이제 딱히 할 일은 없었다. 꼭 가봐야 되는 명소정도만 알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은 했지만, 이것도 기차에 타서는 검색해 봤다.


역시 더워지기 전 바다를 가기로 한 선택은 좋았던 것 같다.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바다가 보이는 것에 여행 왔구나 실감이 나면서 기분 또한 좋아졌다.


해변 근처에서 내려서 모래를 밟고, 조금 걷다 보니 검은색 자갈이 가득한 해변이 보였다.

수많은 돌, 바다, 나 밖에 없는 드넓은 공간에 있다 보니 잡생각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각과 청각으로 그것들을 즐기기 바빴다.


'예쁘네-'


자갈 밟는 소리가 좋아서 바닷길을 괜히 왔다 갔다 했다. 돌이 가득한 해변에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음악이었다. 점심시간이 다돼 가자 벌써 더운걸 보니 며칠 더 생각했으면 엄청난 자외선에 나갈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이제는 해변 위에 떠있는 뜨거운 햇살에 하늘은 쳐다보기 힘들었다.


돌담에 그냥 철퍼덕 앉아 파다 소리를 듣던 나는 배가 고파져 오는 길에 봤던 카페로 향했다.

이게 혼자여행의 매력이었다. 즉흥적으로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바로 들어가면 되는 계획하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한테는 딱 맞는 스타일이었다.


"안녕하세요"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은 거의 없었고 음료만 마시려고 하던 나는 진열된 빵을 구경하다가 발견한 것에 바로 트레이를 들고 와 소중하게 담았다.

음료 또한 이것과 어울리는 것으로 수정했다.


[고구마 카스테라빵]


진동벨이 울리고 가져온 빵옆에는 잘라먹을 수 있는 작은 가위까지 같이 올려져 있었다.

부드러운 카스테라 빵은 쫀득하면서 부드러웠고 안에 가득 들어있는 크림은 단맛은 강하지만 느끼하지 않았다. 거기다 고구마 카스텔라는 정말 보기 힘든 디저트였다.

폭신폭신한 식감에 몇 번 씹지 않았는데도 사르르 녹아버리는 카스테라의 맛에 하나를 더 먹을까 고민이 됐다.


'갈매기 소리까지 들리네'


바다가 바로 옆이고, 날이 그리 뜨겁지 않아 테라스로 자리를 잡았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보통 카페 노랫소리는 큰 편인데 이 카페는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이상하다 했는데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노래가 필요 없는 공간이었다. 오히려 노래를 틀었으면 소음으로 느껴질 것 같았다.


'이런 곳에 살면 좋겠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앉아서 바다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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