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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글이 Oct 21. 2023

#27 '우울증 치료 일지' 26회차.

26회차. 브런치스토리

항상 머릿속에 끊임없는 생각과 고민과 걱정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주는 뭔가 달랐다고나 할까.

있었지만, 없었다.

브런치스토리에 도전을 했다.

브런치스토리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나

내가 어떻게 작가가 되느냐는 생각이 앞서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브런치스토리는 아무나 자신의 글을 쓸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정식으로 작가 신청을 한 후 합격한 사람만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다.

나는 대단한 재주는 없는 평범한 보통사람인데 과연 합격을 할 수 있을까.

욕심이 났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접수를 하고 발표를 기다리면서 도저히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하루종일 잠을 잤다. 일어나면 발표가 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번 일을 통해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나는 잠을 왜 그렇게 많이 자는 건가 했더니 도피성으로 자는 거였다.

할 일이 없고, 할 일을 찾을 힘이 없으니 그냥 자버려서 이 시간을 보내자 하는

도피성이 아주 다분한 이유였다.

그 방법이 제일 쉽고, 편하니까.

일종의 회피다. 불안을 견디기 위한 시간을 기다리는 힘이 약해서, 마음의 힘이 약해서 

그냥 잠을 자버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병.

다행히 브런치스토리에 당당히 입성하게 되면서 나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고맙게도 내 삶에 또 다른 긍정적인 부분이 생긴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이 반복되는 느낌도 조금 남아있다.

계속해서 내가 죽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고,

엄마가 이유 없이 걱정되거나 과도하게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주는 브런치스토리 작가라는 이름이 붙여지면서

불안과 우울이 많이 해소되었고, 모든 것을 잊을 만큼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해졌다.

집이라는 공간은 원래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이니까 그 공간에 있으면 절로 잠이 올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를 가지고 크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소파라는 공간도 마찬가지다. 주로 앉아 있거나 스르르 눕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오히려 카페나 밖으로 나가서 햇빛도 좀 보고, 음악도 들으면서 글도 써보는 건 어떨까.

친구 중에 웹소설 작가인 친구가 있는데 작업을 집에서도 조금, 카페에서도 조금씩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생업이 아니니 그렇게 부담 가질 필요도 없이 가볍게 한 자 한 자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어떨까 싶은 기대감이 든다.

어릴 적부터 글쓰기 대회라면 상을 휩쓸고 다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영 옛 말이 되어 버렸지만

나의 글쓰기 DNA는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막상 글을 쓰려고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는 며칠을 빈 화면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다.

꾸준히 글을 쓰는 일이 내 삶에 무한한 동력을 일으킬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부디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에게도 나의 삶에서 자그마한 도움이나 위로를 얻어 갈 수 있길...


26회차. 브런치스토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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