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리더십 평가의 객관성과 주관성에 대하여
누군가 나를 '평가' 한다고 하면, 언제나 긴장되고, 떨리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건 연차가 갈수록 올라갈수록 더 쉽지 않은 부분인 것 같고요. 무슨 인기투표도 아닌데, 평가가 설령 좋지 않으면, 어딘가로 끌려가(?) 모종의 교육을 받고 오기도 합니다.
전통적 의미로 보자면, 보통 업무에 대한 평가는 상사로부터 받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상사가 평가하고, 판단해서 부하의 리더십과 역량, 성과에 대해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을 피드백해주는 건, 너무 당연하겠다 싶고요.
그런데 360도, 다면 평가라고 한다면, 상사는 물론이고 부하, 동료까지 해당 대상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라, 이건 피평가자 입장에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지는 다소 피곤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대상을 다양한 각도로 평가해 보려 노력하는 건 다양한 영역에서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 결국은 수평적이든 수직적이든 나와 일하는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평가하는지가 이제는 리더십 개발에 무척 중요해진 까닭이란 생각이 듭니다. 리더십이란 한 방향으로만 흐를 수 없기 때문에 말이죠.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것이 얼마나 객관성을 가질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럼 사람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언제나 옳은 걸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개인의 주관을 가지고 상대를 평가하면 어떻게 될까, 그것에 따른 이점도 역시 있지 않을까 싶구요.
객관성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평가자의 모수를 늘려서 대상의 일정한 경향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생각인데요. 평가자마다 피평가자에 대해 느끼는 강도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유사한 태도나 느낌, 행동에 대한 평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예컨대, 피평가자는 ‘업무의 속도가 빠르다’라는 것에 대해서도 정도의 수준은 모두 다 다르지만, 적어도 이 사람이 업무속도가 느린 것은 아니겠구나 판단할 수 있는 거죠.
역시 사람눈은 다 비슷해
다른 한편으로 주관적인 판단의 이점은 뭘까 생각해 보면, 다수의 평가자가 발견하지 못한 피평가자의 어떤 면모를 소수의 평가자가 발견하게 되는 사항입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어떤 이유로 감추어져 있었던 것이 발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좋은 의미로 그 다른 면모가 리더십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면, 판단이 주관적임에도 그 평가로 인해 피평가자의 리더십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해 봅니다.
평가 시즌이 되면, 리더들은 아마 불안하기도 하고, 불편한 마음도 들 겁니다. 그리고 이런 두 가지 생각이 들기도 하겠죠?
어느 놈이 대체 나에게 이런 평가를 준거지? vs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내 리더십의 빈 공간은 뭘까?
어떤 마음 가짐으로 평가 결과를 대하느냐에 따라, 변화 수용성이 달라질 수 있겠다,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