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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우 이은주 Mar 21. 2024

 장지견 대사의 충의다장


대만 난터웅에 가면 虫二茶莊이 있습니다. 올라가는 입구는 마치 작은 시골 시장안 골목같은 상가가 늘어선 곳 입니다.




이번 차 기행은 어려움 중에도 어려움이 겹쳤습니다. 평소에 건강을 자랑하고 공같이 튀던 제가 그만 아파버렸습니다. 공부 하기 좋아하고 사진 찍기 좋아하고 자료 모으기 좋아하던 제가 모든 것에 의욕이 없고 하루 속히 귀국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고 남은 일정의 시간을 못 버티면 어쩌나 속으로 느끼는 공포도 대단 했습니다.


비오는 날 찻 집의 감성 조차도 이번 기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치였지만 충의다장의 대사님을 뵈러 가는 시간은 새로운 기운이 생긴듯 힘이 났나 봅니다. 대만의 양대 산맥 진미다원의 여례진 대사와 충의다장의 장지견 대사라고 하니 어이 마음이 들뜨지 않을까요. 이미 7월 부터 황룡차 한 봉지를 다 먹어 가고 있을 즈음에 그 차를 만드신 분을 직접 뵙는다니 스스로 느끼는 감동도 있었습니다.


난터우의 작은 시골마을 시장 안 입니다.


주차장에서 걸어 올라가는 길이 정겨운 시골풍경 입니다. 이렇게 작고 소박한 동네 어귀에 더 작은 찻집이 대사님의 거처인가 봅니다.








이렇게 유명차 차가 단 두곳에서만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충의차창의 차를 만난 수 있는 곳


난터우현  주산진   장지견 대사님 운영하는 곳과 타이베이 융캉제  그의 여동생이 운영곳에서 충의다장의 차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䖝二의 뜻

언뜻 생각해 보면 벌레 두마리?



한때 신선으로 알려졌던 이백이 호남 동정호 주변의 악양루를 거닐때 근처 바위에 一䖝二라는 글을 섰다.


一은 수천일색 水天一色

䖝二는 풍월무변 風月無邊

동정호는 하늘도 푸른색 호수도 푸른색 그 경계가 없이 아름다운 경치를 단 세글자에 표현한 것이다.

물과 하늘이 한 색이고 바람과 달에 변이 없다.


충이다장의 장지견 대사 또한 차밭의  아름다움을 이백의 시에서 영감을 얻었나 봅니다.

風月에서 무변 말그대로 가장자리 변을 빼고 나면 䖝二가 남는데 이 뜻은

아름답고 멋스러운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 떠오른다는군요.

대사님의 마음속에 차밭은 동정호 보다 더 아름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지견 대사님이 설명하는 충이는 끝없는 아름다움을 뜻하는데 그의 마음속 차밭도 그러 할것 같습니다. 더욱 놀라운것은 바로 아래 사진에 있습니다.


風月에서 변을 빼서 䖝二의 아름다움을 그의 사상으로 운영하는 다장 찻상에서 모든 것을 알것 같습니다. 나라가 인정하는 대사님의 차판은 그냥 구멍 뚫린 나무 도마 하나 입니다. 정갈하니 닦아서 찻물 베여가는 작고 작고 작아서 소박하다는 말조차 붙이기 미안한 차판....


세상의 차인들은 차판과 찻자리에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지요. 자신의 차방 테이블이 얼마 고가의 원목 테이블이다. 의자는 얼마인데 엄청 편하다. 차판의 조각과 테이블의 재질까지도 차인들의 자랑거리 입니다.


그 찻자리에서 풍류를 논하고 삶을 논하고 도를 논하게 되지요.


장지견 대사님의 찻자리를 보는 순간 진정한 풍월무변을 본듯 합니다. 그저 맛 있는 차 만들고 바람처럼 달처럼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얼굴을 뵈니 욕심도 없고 사심도 없고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며 정갈한 찻방의 모습처럼 그의 삶도 그러 하리라 짐작해 봅니다.


훌륭한 실천과 검소함 이것이 바로 정행검덕의 모습인가 싶습니다. 차판 하나가 이러하니 매장을 안봐도 알것 같죠. 작지만 정갈 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소박합니다.










차와 결혼하셨다는 대사님의 나이는 올해 76세


대부분의 차 산업에 종사 하고 있는 사람들은 최첨단의 시대에 자기 PR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 합니다. 어쩌면 더 많은 대리점을 개설하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세계적으로 알릴 자신의 계정을 만들고 관리자를 두기 마련 입니다.


하지만 충이다장의 정보는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습니다. 한국의 한 두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그것도 그들이 겨우 구입차 차 시음기 정도 혹은 융캉제에 있는 여동생의 가게 정도 입니다. 아마도 이 글이 장지견 대사님의 모습과 그의 가게를 포스팅 하는 최초의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의 차가게에서 시음회를 하는 정도가 제가 찾은 전부 였으니 그만큼 그는 차를 만들고 찾아 오는 사람에게 그의 차를 정직하게 판매하는 소박함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은 마음도 충이사상으로 세상을 바람처럼 달처럼 사셨나 봅니다.








반갑게 자리를 내어주시더니 바로 종이 뭔가를 쓰십니다. 1993년 겨울차라네요.  노오룡차를 맛보는 기회가 왔습니다. 그저 몇 글자 적어 주고 찻자리 마저 내어 주며 기꺼이 뒷 일인 물을 길어 나르고 다음 마실 차를 찾기도 하시고


비가 촉촉히 내리는 바깥 풍경을 보고 잠시 사라지셨다가 중국 파전병인 총유병을 한 판 사다 주시기도 하고 게눈 감추듯 다 먹고 나니 감자전도 사다 주십니다. 아버지가 딸래들 친정 온듯 챙겨주는 것 같은 느낌


천천히들 먹어~~~또 사줄게.......맛있어?











충의다장의 동정오룡차는 홍배의 기술력이라고 합니다. L. M. H는 홍배의 강약을 나타냅니다.








수십년 묵은 노오룡차의 풍미 살아 있는 산미  이 맛은 충이만의 특별한 제다로 특허가 나 있다고 합니다.


황룡차를 마시고 나면 바로 뒤에 어떤 차를 마셔도 맛이 살아 나지 않음을 이미 경험했습니다.


항룡차 특유의 깊은 단맛과 산미가 입안에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아 저도 다다에 오시는 손님들께 늘 마지막 차로 내어 드립니다. 가시는 동안 입안의 산미를 즐기시라고 말입니다. 깔끔한 커피를 마신 느낌이거든요.












누군가가 장지견대사님께 선물한 글씨 일까요? 壹條龍  일조룡 yi tiaolong  용한마리


마치 대사님을 두고 한 말인것 같아 엉뚱한 상상 해 봅니다. 뛰어난 대사님의 실력과 재력에 비해 너무나 소박함을 칭송하기 위한 글인 것 같기도 합니다. 욕심내어 살고 있는 현 삶에 경종을 울리는 몸소 모범을 보이시는 스승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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