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인천특급 Oct 28. 2024

날로 먹기 싫은 학원선생, 근데 효율은 엄청 따지는

20대 학원쌤은 노션으로 아이들 시험범위 관리합니다

정말 웃기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난 날로 먹는 경험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않고 실행되는 행동들은 내 경험상 거의 배움이 없는 일들로 남았기 때문에 경험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싶지도 않달까.


아무튼 아무튼 이 얘기 왜 했냐면 남들이 볼 땐 굳이 싶은 일이긴 하지만 알바할 때 쓰고 싶어서 노션페이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굳이?)


 이번 학원은 꽤나 만족스러운 일터다. 원장선생님께서는 과목별 선생님들이 학생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잘 조성해 주시고, 인격적인 존중과 능력이 좋다면 그것에 맞춰 베네핏을 주시는 것도 참 좋다. 아이들끼리 사이도 좋은데 면학분위기도 좋은 편이고.

이렇게 대체로 만족스럽지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바로 진도관리가… 엉망이다(소곤소곤)


주임선생님 한 분에게 모든 아이들의 진도상황이나 시험 범위 등의 정보들이 몰려있어서 주임선생님이 도와주지 않으시면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어떤 부분을 준비해서 수업을 나가야 할지, 이 아이의 다음 진도는 어느 부분인지 감을 놓치고 만다.


특히 아이들도 그냥 주는 대로 문제를 풀고 암기를 하지만 본인이 전체 범위 중에 어느 정도 분량의 공부를 마쳤는지, 또 본인이 한 파트를 공부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도 모른 채로 그냥 공부를 하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 여고 같은 경우는 그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방대한 범위를 시험범위로 주고 평균 40점을 만들어버리는 시험을 출제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애들이 패닉일 수밖에.. 음음..

나도 애들 잘 챙겨주고 싶고, 이 참에 애들한테 노션도 가르쳐줄 겸 아예 우리 반만 대상으로 학업 관리 템플릿을 만들었다.

공용 팀스페이스는 애들이랑 원장선생님, 주임선생님까지 접속이 가능하고 개별 진도 상황, 시험범위, 수업일지 등을 볼 수 있다.

이제 개인적으로 배포할 개인 페이지는 아이들만 볼 수 있게끔 샘플 페이지를 복제해서 쓰도록 만들어 두었고, 매일매일 스케쥴러와 습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서 각자 꾸밀 수 있게끔 만들었다. 대충 만져보면 금방 익히긴 할 텐데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나 차트 같은 복잡한 기능만 세팅해 뒀다.


일단 지난주에 애들한테 모두 동의는 받았고, 원장선생님께도 알려드렸는데 관리자 입장에서 당연히 너무 좋아하시긴 했다. 꾸준히 못할까 봐 조금 걱정하시는 것 같긴 한데 애초에 꾸준히 못할 거라면 만들지도 않았다. 기능이 많은 것도 아니고, 현재 관리자가 한 달 뒤에 사라지면 어차피 혼돈의 카오스일 거 뻔해서 그냥 지금부터 로그 남겨두는 게 무조건 낫다. 아무튼 관리 소홀의 이슈라면 문제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다른 문제라면 다른 반애들한테도 쓰고 싶어 하시는 것..ㅋㅋ

이제 나는 내 선의로 애들 챙기려고 만든 건데 다른 선생님들에게 이걸 드리고 싶진 않아서 그냥 이렇게 된 거 본격적으로 학원 원생용 템플릿 만들어서 원장선생님께 정식으로 판매를 제안드릴까 생각 중이다. 크몽에서 파는 학원 관리 템플릿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학원비 관리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기능상 내가 만든 학습 관리 템플릿을 쓰는 게 적합하단 생각이 든다.


일단 지금 만든 템플릿으로 기말고사 기간 한두 달 정도 아이들 관리해 보고, 시험 결과 바탕으로 피드백 수합해서 정리하고 한 달 정도 뒤에 말씀드려봐야겠다.


물론 그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유용하게 활용했으면 좋겠다. 이 참에 생산성 툴을 활용해서 공부하는 법도 익혀보고, 공부 분량마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체크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효율적인 공부도 중요하니까!


* 참고로 이거 링크 하루 뒤에 만료됨. 참고할 거면 참고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