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말고 정확한 사람

할 수 없는 게 어딨어. 일단 해보는 거지.

by 쿠요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가게를 운영한다는 건 좋은 사람이 아니라 정확한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여보. 나 요즘 너무 T같아."

커요에게 말했다.


"여보가 사업을 바라보는 눈이 생기는 거야. 이해관계가 보이게 되는 거지."

커요가 말했다.


내가 너무 정이 없어지는 건 아닐까.

강점 중 화합이 상위 2위로 올라와 있는 나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뚫고 말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강점 중 절친이 상위 1위로 올라와 있는 나에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날 용기'는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지난 시간 동안 좋은 사람이고 싶었던 나는 감성으로 일을 했고, 궁극적으로는 내가 호의로 했던 일들이 오히려 시스템을 흔들어 조직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정말로 지니엄을 위한다면?

지니엄을 성장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시스템을 세울 것. 정확한 구조를 만들 것.

그러려면... 우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 했다.

내가 정확하게 말하는 훈련을 하고, 그에 따라 바운더리를 설정해 놓지 않으면

나는 어김없이 착한 사람늪에 (?) 빠져 버릴 테니.


2년 전 친구가 막 앞으로의 일을 말하는 나에게 한 마디를 물었다.

"데이터 있어?"

그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걸 어떻게 데이터화할 수 있었을까?


그런데 그건 데이터가 없던 게 아니라 내가 데이터를 보지 않으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착한 사람늪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서는 정확한 지표가 필요했다. 그래서 데이터를 보기 시작했다.

내가 말하는 판단이 객관적이 되려면... 나는 데이터가 필요했다.

그래서 데이터를 토대로 말하는 훈련을 최근에 시작했다.



쉐요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이런 대답을 했다.


"음. 근데 그건 어쩔 수가 없어요. 우리의 데이터 상 그렇게 할 수 없는 구조야."


그리고 다시 물었다.


"쉐요. 저 지금 너무 T 같았나요?"


고개를 끄덕이며 쉐요가 말했다.


"네. 조금요."


그 말에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요. 그런데 그게 사실이야.."


같이 타고 가고 있는 배가 더 멀리, 더 튼튼하게 나아가려면 정확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공감보다는 정확하게 말하는 게 필요했고, 그건 나에게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되뇌게 만들었다.



아니, 근데 사실 우리 페어리들이 나를 미워하진 않는다는 걸 안다.

오히려.. 전체 매장을 위해서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피드백을 하는 친구들이니, 너무 감사하지.

그냥 그 말을 하는 나 자신이 그저 훈련이 필요할 뿐이다.

내가 감정에 흔들려 판단을 보류하기 시작하면 그건 질서가 흔들리는 문제였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훈련.

미움받을 훈련.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확하게 말하는 훈련.

그렇게 질서를 계속 세워가야 한다.


아, 어렵다.

그래도 할 수 없는 게 어딨어. 그래도 해봐야지.

그렇게 하다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성숙해져 가겠지.



너와 나 사이에 일정한 약속과 규칙과 패턴과 속도가 정해져야 한다. 근데 항상 인기를 얻기 위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이 안 된다. 그럼 뭘 해야 한다? 좋은 사람 하지 마시고 정확한 사람이 되십시오. 나쁜 사람까지는 가지 마시고 정확한 사람. 제일 좋은 방법은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원하는지. 공감. 동의. 확증을 얻으세요. 우리 서로의 목적이 맞는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조직문화가 깨져요. - '폴앤마크 대표 최재웅' 님의 인터뷰에서 정리



그래서 이번주의 끝에 남편과 인사이트를 나누며 말했다.


"여보 우리 좋은 사람 말고 정확한 사람이 먼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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