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모아 모래 한 줌 퍼올려
손안에 모래가 흩어지지 않게
더 세게 손을 모아본다
이런 맘도 모르고 모래가 빠져나간다
스르륵 흘러내리는 모래들을
최대한 모아보지만
놓치지 않으려 쥐게 될 수록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간다
놓쳐버린 모래에 집착하여
푸른하늘을 비추는 바다와
바람이 내게 밀어주는 파도를
알아보지 못한다
두손 가득 모래를 잡으려고
타는 목마름에 물을 마시길 잊고
뜨거운 해의 불같은 화를
피하지 못한다.
내 손에 모래를 바람이 앗아간다고
흩날리는 모래를 보며 짜증냈다
뜨거운 피부를 식히는 바람의
자연스러운 사랑일 뿐인데
쥘 수 없는 모래를 쥐겠다는 일념에
주변의 풍경을 보지 못하고
사람의 손을 잡지 못하고
나를 쓰다듬지 못한다
모래처럼 흩날리지 않을 나의 인연은
손을 놓아버리고 만다
결국 쥐지 못해 흩날릴 모래를 잡느라
잡을 수 있던 것들을 놓쳤다
내 두손에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내 곁에는 쥘 수 있는것도 남지 않았다
쥘 수 있는 것을 두고
쥘 수 없는 것을 잡겠다고 놓친 것이다
너무 큰 모래사장 위에서
쥐지 않아도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이 가득한 모래를 쥐어보겠다고
나 혼자 남을 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