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덣 철부지때도
갓 스물때도 이랬지
발바닥 지탱한 땅덩어리
흐물흐물 안정치 못한듯 하고
봄바람도 스치면 아프고
햇살도 따갑기만 해서
온 세상에게 혼나는 것 같은
돌맹이 보다 못한 느낌
바닥의 잔디를 벗삼아
아랑곳않고 누워 눈을 감아야
망망대해 떠다니는 뗏목처럼
비로소 안정감이 있더라
곧게 서있기엔 너무 버거운 세상
또 내 나이 스물 여섯에
나는 갈대가 되어
이리저리 흔들려 위태롭다
여기가 맞는지 뿌리내리다가도
다시 뽑아내버린 스물 여섯
내가 뿌리내리려는 곳
여기가 내 뿌리내릴 곳 맞나 싶다
엄마아빠 크게 싸우시는 날도
친구들 눈칫밥 먹을때도
늘 그랬던것 같다
내 뿌리 내릴 자리 하나 없다고
스물여섯에 나도 갈피를 못잡으니
마흔 여섯에 나도 하겠지
뿌리같은것 없이 낙옆처럼
그렇게 흩날리는 모습으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