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 따듯하고 포근한
목도리를 감싸주는 것 처럼 굴었지만
내게 목줄을 채웠고
나를 이끄는 듯 목줄을 채워놓고
나를 이렇게 저렇게 휘두르고
목도리 잘 메라며 더 목줄을 조였지
목줄 메는 손도 다정할 수 있음을
당연한 것임을 모르고
그저 좋아라 했었던 것이다
그저 부드럽고 따듯한 얼굴과
상냥한 손길에 나는
내 목에 무엇이 채워지는지 보지 못했지
숨이 막히고 답답하여도
너의 성의 벗어던지는 짓
안하려고 제 손으로 개노릇을 했구나
너는 나를 짧은 줄에 메어놓았지
나는 너에게 그저 짐승이고
사랑이란 말로 다뤄져버렸지
스스로 거울을 보기 전까지
나는 목줄인줄도 모르고
니가 메준 목도리 고맙다 여겼다
어느순간 내 목에 목도리가
목줄인 줄 알아채고도
바로 끊어내지 못한것은
정말 내가 개처럼
스스로 목줄을 벗길 수 없다고
자연스럽게 느껴서였다
그러나 나는 두 손이 있음을 알았지
이 줄 끝을 잡은 너보다
내 손이 목줄에 더 가깝게 있었어
나는 목줄임을 알면서도 풀지 못했지만
내가 사람임을 다시 떠올린 순간
내 두손으로 이 목줄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