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벼랑에 가파르게
주렁주렁 가지를 내린 소나무들
가늘고 빽빽한 가지와 잎들이
엉킨 듯 싸움 난 것 같아 보인다
그 아래로 고개를 푹 숙인
아카시아 나무들
하늘하늘 내려앉은 모습이
새장 같기도 하고, 머리 감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위로 굵게 서있는
이름 모를 산나무들, 허리가 굵다
폭 안으면 겨우 안길 것 같아
아빠 품 대신 안으면 되겠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만 쑥쑥 올라가는 대나무들
잎사귀 쓱싹쓱싹 흔들리는 것 보아하니
날 보고 수군수군 거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