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5. 사투리의 사용법
나의 고향이자 현재 조카가 사는 곳은,
남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경남의 한 소도시.
남해바다와 접해있는 '찐'경상도라
가족들의 사투리는, 일본인 혹은 싸우는 중인지를 의심케 할 정도로 심한 편이지만
조카만큼은 예쁜 서울말을 쓰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화를 시도한다.
"서현이 밥 먹었니↗? 놀러 갈까↗? 먹고 싶은 거 있어↗?"
그럴 때마다,
아직은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의 말투를 따라 하는 조카는
예쁜 단어, 예쁜 억양으로
나름의 서울말(?)을 써가며 가족들을 뿌듯하게 만들곤 한다.
물론 가끔, 할머니 손에서 자라고 있는 티를 팍팍 내곤 하지만!!
한 번은,
베란다 화분의 흙을 다 꺼내서 엉망으로 만든 조카를 야단치고
청소도구를 가지러 잠깐 자리를 비운 그때,
베란다에서 조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왜 흙을 못 살게 굴고 그래? 바닥이 더러워졌잖아.
아이고... 무시라~ 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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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라'...
푸념하는 소리로, 보통 혼잣말을 할 때 쓰는 경상도 사투리라는 설명이 나온다.
할머니에게 들어온 사투리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하는 조카다.
억지로 애쓰고, 의도한다고 되는 건 없다.
사투리 좀 쓰면 어때.
그러니까... 그냥 내 모습 그대로, 나의 기분대로 이 순간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