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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규리 Apr 08. 2022

하나하나


 이사를  , 가벼운 흥미에 불과했던 공간의 힘을 배워간다. 하얀색의 정육면체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넘쳐나는 물건들 속에서 의자 하나, 조명  개를 고를 때에도 취향을 건져올려야 했고, 가변 하는 기호를 초월할  있는 물건인지, 그것을 사용할  적당한 기능 이상으로  기분까지 움직일  있는 물건인지고심해야 했다. 각양각색의 그것들을 한정된 공간에 조율하는 것은 즐겁고도 고민스러운 일이었다.


 이렇다 보니 바깥 구경을 나가도, 사진 한 장을 보아도 소품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사람이 보였다. 자신이 들어갈 배경이 줄 영향을 이미 인지하고, 그것에 들이는 노력만큼이나 자신의 인생을 공들여 살 것만 같은. 그들이 수없이 참고했을 레퍼런스들과 재구성을 위한 시각적, 감각적, 육체적 노력이 궁금해졌다.


 수집은 사물보다는 마음과 깊이 관계한다는 말이 있다. 아직 모을 것이 많아 기쁘다. 안목도, 태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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