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민은 과거의 자신을 바꾸는 데 성공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함께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하지만 시간 여행의 특성상 결과를 당장 확인할 수는 없었다. 현재의 자신이 미래로 돌아가 확인하기 전까지,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느꼈다. 자신의 행동이 정말로 변화를 가져왔는지, 그 무게가 점점 실감되기 시작했다. 작은 변화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는 자신이 앞으로 내릴 모든 선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과거를 돌아다니던 중, 승민은 점점 자신이 원래 기억하던 사건과 조금씩 어긋나는 풍경을 보게 되었다. 동생 수진과의 관계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였다. 평소라면 승민은 동생에게 무관심하거나 짜증을 냈겠지만, 이번에는 어린 승민이 동생에게 다가가 장난을 치며 웃고 있었다.
"오빠, 진짜 나중에 내가 이거 기억할 거야!" 수진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승민은 멀리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무언가 변하기 시작했구나."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어린 승민의 사소한 선택 하나가 다른 결과를 초래한 것이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는 장면이었다. 수진과의 관계 개선에 신경 쓰느라, 어린 승민은 친구들과의 약속을 어기게 되었고, 그로 인해 갈등이 발생했다.
승민은 깨달았다. 하나의 선택이 변하면, 그 선택에 의존했던 다른 사건들 역시 연쇄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는 눈앞에서 벌어진 갈등을 지켜보며, 모든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했다.
"이게 맞는 걸까?"
승민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동생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냈다면, 그것은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그는 선택의 무게를 점점 더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과거를 바꾼다는 것은 단순히 실수를 고치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체 삶의 균형을 흔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승민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이 길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더 많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선택 하나하나가 수진을 지킬 수 있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고 믿었다.
장치가 다시 빛을 내며 다음 목적지를 가리켰다. 이번에는 더욱 중요한 순간으로 이동해야 할 차례였다. 승민은 장치를 쥔 손에 힘을 주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내 선택이 옳았다고 믿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승민은 선택의 무게를 짊어진 채 또다시 과거의 중요한 순간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한 선택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그러나 그는 믿었다. 옳은 선택이 쌓이면 결국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완벽하진 않아도, 나는 계속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승민은 다시 한번 자신을 다독이며 과거로 뛰어들 준비를 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단순히 과거를 되돌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의 삶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선택의 무게는 그에게 크지만,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