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호빵

겨울 간식 1.

by SueSue

어른이 되어서 가장 좋은 점은

어릴 때 용돈이 부족해 눈으로 구경만 하던 맛있는 간식들을

이제는 먹고 싶은만큼 지칠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동네에는 친구 엄마나 동네 어르신이 운영 하는 슈퍼마켓이 하나씩 있었고

겨울이 되면 미닫이 문 입구 옆에

호빵이 층층이 올려진 따뜻한 유리 찜기가 언제나 있었다.


투명한 찜기 안 삼단 선반에 얌전히 올려진

하얀 찐빵은 개당 100원정도 했던 것 같은데

눈으로만 구경하던 간식이었다.

너무 옛날 얘기다.


습관은 참 무섭다.


겨울이 되면 항상

마음속에 한 번씩은 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하얗고 부드러운 찐빵의 이미지들이

올라왔다가 바람처럼 금새 사라졌다.


어른이 되어서도

눈으로 구경만 하던 그 때처럼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간식이 되었다.


탄수화물은 건강에 좋지 않고, 혈당을 급히 올리는 단 것들을

피해야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습관이 컸던 것 같다.


며칠 전 동네 마트에 갔다가

세일 매대에 올라와 있는 호빵을 한 팩 사왔다.

겨의 30년 만인 것 같다.


오랜만에 먹는 호빵은 너무 맛있었다.


한번 더 찜을 올리고

어릴적을 기억하며

지금의 작은 사치에 행복감을 느꼈다.


겨울에는 역시 호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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