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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수 Aug 03. 2023

직장 회식

출장이 일찍 끝났다. 잘 마치고 회식.

오랜만에 원도심으로 나왔다. 젊은 분들은 정보가 많으니 따라나서면 신세계이다. ㅎㅎ

젊은 친구들


고기, 해물 이 두 세트를 시키면 3,4인분. 전국에 체인점이 있다네. 편백 향으로 고기와 해물을 쪄서 먹는다, 야채 찜을 곁들여서.

음. 집에서도 이제 쪄 먹어야겠다. 담백하다. 찌기만 하면 되는데 뭐 어렵나. 소스는 와사비 간장이면 다 되니깐두루. 이러면 아들이 그러지.

"엄마. 그 말 하지 말고 안 해."

어쨌든 안 할 거면서 그 말 안 하면 안되냔 소리다. 타지에 있는 아들, 보고 싶다. ㅜㅜ


마지막에 볶음밥도 해준다. 초고추장에 해주니 별미다. 배부르지만 해물 짬뽕도 시킨다. 맛있다. 국물이 독하지 않다. 이분들이 아니면 이런 맛이 있다는 것도 몰랐겠지.


동안 쌓인 회포를 푼다. 주로 회사일이다 ㅜ. 고마 하자잉.




이제 차 마시러 가야지. 소금 빵과 깨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데가 있다나. 고래? 가야지 그럼.

카페 아나브린. 두어 군데 있는 테이블이지만 유럽 카페 테라스 느낌. 샤르트르가 연애하려고 앉았을 거 같은 ㅋ. 바로 옆 아치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서 카페 아나브린에 가 먹을 수 있다.


저 커튼 하나가 창밖 동료를 로맨틱하게 한다. 오홋, 안에 계신 거 같이 나왔구나.

이 집은 소금 빵이 유명하단다. 창밖 동료 바로 앞 오동통 노란 빵. 내게는 많이 짰다.(이때는 소금을 튕겨내고 먹는 줄을 몰랐다. ㅋ)  그 옆에 까만 오징어 먹물 빵이 맛있었다.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났다.


아구, 들어와 고르셔라 하지 않았음 클 날 뻔. 저 손끝에 신나는 리듬이 보인다.


낡은 건물인데 빵집. 카페, 게하까지 한다. 갬성 뿜뿜. 왼쪽이 카페 2층. 아마 게하 조식 뷔페로도 쓰는 모양. 타지에서 오신 분들은 부산의 원도심, 그러니까 남포동,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자갈치, 용두산 공원 등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이다. 대신 뷰는 없다.


저 많은 빵을 또 먹는다고? 당근이쥐. ㄸ 모양 깨아이스크림이 시그니처이다. 아니, 우렁이 모양이라 해 줄게.


꼼꼼히 사진 찍고 포스팅하는 건 내 스탈이 아니라 듬성듬성이다만, 조용히 자기 일을 하시는 파티시에르님은 꼭 찍고 싶었다.

오. 베르메르의 그림이 생각난다. 낡은 회벽. 일하는 여성


굿즈도 다 조용하고 선량하다. 좋은 사람들께 가겠지. 난 이제 물건은 거의 안 산다. 있던 자동차도 보내는 판.. 미니멀이 좋다.




즐겁게 먹고 마시고 놀고 하다가 창밖에 비 내리는 것도 몰랐다. 모두들 편의점에 들러 비닐우산 하나씩 산다고 법석.  까망, 하양, 투명. 취향껏 고른 우산을 쓰니 톡톡 듣는 빗소리에 우산 안 작은 돔이 음악당이 되는구나.


다들 한 손에 들고 걷는 종이 가방. 못난이, 길쭉이, 오동통이, 달콤이, 짭짤이, 새침이. 제각각 태어나 제 생긴 대로 웃고 있는 빵들이 봄비 내리는 날, 안에서  포실포실타. 우리들처럼.


가족에게 돌아가는 발걸음도 헤꼽다.








ㅡ지난 4월, 복직하고 첫 직장 회식날 기록이다. 코로나를 지나면서 직장의 회식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이전처럼 부어라 마셔라 하는 끈적한 풍경은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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