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바다가 좋아
버스 티켓을 끊으려는데 고장 난 건지 안 됐다. 대신 기차를 타고 갔다. 역에는 사람이 많았다.
동양인 여자분이랑 얘기를 하다 한국인인 걸 알게 됐다. 여자분은 나보다 조금 나이가 덜 들어 보였는데 혼자서 두 달 예정으로 6개국을 여행 중이라고 했다. 무섭지 않냐고 하니 키가 작아서인지 사람들이 캐리어도 들어주고 괜찮다고 했다.
이제 집에 가서 쉬고 싶었는데, 당분간 안 떠나도 될 것 같았는데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을 보니 다시 떠나고 싶어졌다. 떠나면 되지.
베네치아 산타루치아 역에 내리니 사람이 더 많았다. 출퇴근 시간 신도림역쯤 되는 것 같았다. 이 섬엔 버스나 택시역할의 배가 물 위로 다녔다. 집집마다 배가 한 대씩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좁은 수로를 바쁘게 오가는 배들이 신기했다.
이번 여행에 처음 '바다'를 보니 너무 좋았다.
미로 같은 골목과 수로가 번갈아 나왔다. 파스타집을 검색해서 점심을 먹었다.
말레이시아 사람이라는 직원은 딸하고 오래 대화했다. 사람 많은 건 주말만 그렇다고 했다. 비싸지 않고 리뷰가 좋은 곳이어서 갔는데 괜찮았다. 리뷰가 꽤 쓸모 있었다.
바다 둘레길을 걷다가 사람이 거의 없는 조용한 곳을 발견했다. 앉아서 그림을 그렸다.
이탈리아 소년이 뭐라고 하며 지나가더니 다시 돌아와서는 영어로 그림 예쁘다고 말했다. 딸이 말해줬다. "그라시에" 나는 숙소에 와서 좀 더 색칠을 했다. 딸 그림 너무 귀엽네.
날마다 젤라또 먹기. 어제보단 덜 맛있었다.
내일 또 먹어봐야지.
냉장고자석을 구경하다가 내가 바닥으로 떨어뜨려서 조각났다. 딸은 바로 조각난 자석값을 계산했다. 다행히 1,500원이었다. 집에 가면 본드로 붙여봐야지.
지금까지는 이탈리아가 프랑스보다 아니 우리나라보다도 물가가 싼 것 같다. 피자가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사 왔는데 실패. 빵이 너무 두툼하고 아랫부분이 딱딱해서 위에만 잘라서 먹었다. 어째 싸더라. 이제 여행도 며칠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