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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랑 Dec 13. 2024

오늘도 현타가 온다. 그래서,

우울하기 때문에(5)

무어라도 해보고 살려고,

무어라도 뜻깊게 살아보려고 그렇게 발버둥을 쳐댄다.


"너의 장점은 머야?"

라는 말에 선뜻 한 가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나의 장점이라...

이 질문이 머릿속을 깜깜하게 할 질문인가??


어렵게 어렵게 고민하여 떠오른 대답은..

"그냥, 먼가 계속하려고 하는 것?"

정리도 되지 않는다. 그냥 분주히 살아가는 것이 장점이 아닌가 싶었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이라고 명쾌히 말하고 싶었지만

도전만 하고 무엇하나 제대로 이뤄낸 것이 없는 요즘 내 모습에

그렇게 표현하기가 참 부끄러웠다.


용기 있게 전공을 포기하고 공무원시험에 도전한 것

용기 있게 모두가 힘든 시절에 공직을 그만둔 것.

용기 있게 꽃을 배워 공방을 차린 것

용기 있게 그 또한 그만둔 것

용기 있게 또 요가를 시작한 것.


시작하고 그만두고 시작하고 그만두고를 반복한 내 삶이다.


지금 시작한 내 요가는 중단이 없다.

못해도 운동을 할 것이니까.


요가 강사 자격증반을 다니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현타가 온다.

나의 관심사가 요가에 쏠리면서

다시금 sns는 이 세상 요가천재들만 나에게 데려와 보여준다.

나는 점점 더 작아진다..

그리고 합리화를 하기 시작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건.. 적어도 잃은 건 없어. 내 건강이라도 챙길 수 있으니까'

이렇게 말이다.


나의 건강을 돌보고, 아픈 몸을 스스로 치유하여 그 경험으로 다른 이의 건강을 돌보고 싶은 내가

이 세계의 치열함에 한 번씩 몸을 웅크린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 또 한 번 우울의 굴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래서,

그래서?

기죽어서 또 포기할 텐가?

굴 속에 들어가기 전 한 번만 더 이렇게 묻는다.


옆을 보면 언제나 나보다 잘하는 이가 있다.

어떤 일을 하든 그러하다.

그래서 옆을 보면 포기하고 싶다. 무섭다. 두렵다.


그래서, 포기할 텐가?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노력해 온 그들을 인정해야 한다.

옆도 보지 말고 나의 발전에 눈을 돌려야 한다.

그래야 언제나 새로운 길에 뒤돌아 어둠으로 다시 뛰어가지 않게 된다.


잘 알면서도 자꾸만 두려움이 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잘 알기 때문에 이제는

인정하고 가야 한다.

더 이상 뒤돌아보아도 갈 곳이 없다.

뒤에는 갈 곳이 없다.


앞만 보고 가야 한다. 그래야

두려움이 몰고 오는 이 우울에서 이겨낼 수 있다.



아마도
옆을 보지 않을 때,
내 인생에 현타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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