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AI #인식론
옛 학습법 대학 大學과 오늘의 AI
유교 교과서의 하나로 2,500년 전에 지어진 '대학大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앞뒤를 바로 알면
곧 도道에 가까워진다
物有本末 물유본말
事有終始 사유종시
知所先後 지소선후
則近道矣 즉근도의
- 대학의 경문 經文 중에서
앞뒤를 아는 것이 바로 진리인 '도道'를 얻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앞의 앞을 얻으면 본질에 이르고, 앞의 앞을 계속 추구하면 결국 확고한 진리 道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옛사람들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는 '격물치지 格物致知'의 기본 방법이었다.
동아시아의 옛사람들이 ''앞의 앞''을 추구하여 발견한 태극 음양 원리는 오늘날 물리학의 정점이라고 자부하는 양자역학보다 더 근본적 원리였다. 그들은 이를 알아 서구적 과학 체계 없이도 훌륭한 수준의 문명사회를 이루고 살았다. 13세기 마르코폴로는 원나라 새 수도였던 대도(북경 인근) 를 방문한 뒤 감탄했다.
''세상에, 하느님을 믿지 않고도 인간의 힘으로 이러한 문명을 이룰 수가 있다니~!''
서구는 당시 천 년 동안 하느님을 믿고도 헐벗고 굶주리며 남의 땅을 약탈하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
서구가 자랑하는 르네상스의 시작은 이러한 ''동방의 충격''에 따른 성찰의 결과였다.
요즈음 주목을 받는 인공지능의 근본원리는 말 data의 앞뒤, 즉 '순서 sequence'를 잘 맞추어서 일 처리를 능률적으로 하는 방식이다. ''앞뒤의 순서''를 유연하고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AI의 핵심 아키텍처(데이터 처리 방식)이다.
가장 훌륭한 일은 가장 효율적 순서sequence로 이루어진다. 가장 효율적 순서가 가장 훌륭한 일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의 삶에 성찰과 창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성찰과 창의란 일의 순서를 시작부터 새롭고 유연하게 바꾸어 가는 일이다. 즉 근본부터 앞뒤의 순서sequence를 새롭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다.
- 소크라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