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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U Tris Oct 15. 2024

사라져 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적어도 그는 그렇게 말했겠지.

그런데 나는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을까?

죽어 가는 것들, 사라져 가는 것들…


하루 건너 하루,

사라져 가는 시간을 나는 사랑했어야만한다.

아낌없이 나의 모든 것을 퍼주고, 그 시간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었어야 한다.

그렇게만 했다면, 시간도 나에게 사랑을 느꼈겠지.

허나 그러지 못한 나에게는, 나를 사랑해줄 시간이 없기에, 그렇기에.


사라져 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지금이라도 그것들을 사랑해서, 놓치는 것이 없게.

되돌아보았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게.

나의 시간에, 나의 삶에, 나의 흔적에 묻어 있는 사랑을 느낄 수 있게.


시간과 삶과, 흔적이 사라져 가고.

나의 이름과 나의 육신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더라도.

나의 사랑만은 남게.

사라져 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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