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라는 거대한 사기극
아무래도 사기를 당한 것 같다. 그리고 신고를 할 수도 없고,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 아무래도 ㅈ된 것 같다.
대학에 오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줄 초석이라 믿었다. 그렇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노는 것, 하고 싶은 것들은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하라고 그랬다. 대학교에선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고, 꿈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어른들이 입을 모아 그리 말했고 나는 그들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 취미 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공부를 했다. 3년, 그 이상의 시간을 갈아넣어 대학교에 들어왔다.
그러나 대학교에서 나를 기다린 것은 의미 없어 보이는 공부의 연장선. 나를 꿈을 향해 데려가 줄 동아줄이 아닌 취업으로 밀어넣는 공장 컨베이어벨트였다.
나는 대학교에 자유전공 계열로 입학했다. 이제 1학년 2학기에 접어드는 상황이고 진학할 학과를 정해야한다. 근데 참 웃긴 것은 1학기도 그렇고 2학기도 그렇고 수강신청은 결국 어떤 학과로 진학할지 정해둔 상황에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특정 학과를 가려면 어떤 수업들을 들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을 듣지 않으면 그 학과에 진학할 수 없다. 자유전공은 어떤 학과를 갈 지 고민해보고, 어떤 학과가 나에게 맞는지 알아볼 시간을 줘야하는 것 아닌가? 근데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결단을 내야한다. 더 웃긴 것은 이런 저런 수업을 들어보며 알아가야할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근데 미적분과 영어 쓰기와 같은 고등학교에서 할 법한 수업들로 시간표를 가득 채워야지 학과 진입이 가능하다. 어이가 없다. 자유전공은 거짓이었다.
애초에 자유전공이 문제가 아니다. 나는 평생 꿈 꿔 온 것이 있다. 시간이 흐르며 그 형태는 여러번 바뀌었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바로 내 상상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것이다. 내가 상상하고 창조해낸 것들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나는 이 꿈을 블로그에서, 3D 애니메이션 만들기로, 때로는 영화 만들기, 가끔은 소설 쓰기 등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나는 이러한 행위를 어른이 되어서도 하고 싶었고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었다. 근데 현재의 나는 공대의 어느 학과를 갈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다. 이미 수업을 그렇게 들어버렸다.
대학교에 꿈과 희망은 없다. 그것은 대학 밖에서 내가 이루어내야하는 것들이다. 대학은 나를 꿈으로 인도하지 않는다. 그것은 방해물이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꿈을 쫓아야한다. 매년 1000만원을 내가며 4년을 버텨 졸업장을 얻어 안정적인 취업의 길을 얻기 위해 대학에 4년을 버리는 것은 옳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꿈은 대학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