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치관
나의 여행 가치관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나와 함께한 이들이 그저 다른 것인지. 나는 그것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친구 한 명과 함께, 즉 둘이서 여행을 했다. 이전에도 제 3의 친구와 함께 둘이서 여행했고, 그 이전에도 제 4의 친구와 함께 둘이서 여행했다. 올해 성인이 된 것 치고 침 둘이서 가는 여행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랗게 총 3번의 여행을 통해 나는 느낀 것이 있다. 3번 중 2번은 다소 온전히 즐겁지 못했다. 그리고 난 그 이유가 궁금했다.
처음에는 친구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두번째 여행을 함께한 친구는 어떠한 리액션이 적었고, 즐긴다는 분위기를 내지 않아 여행 대부분의 일정과 가이드를 맡은 나는 속상했다.
근데 세번째 여행을 하며 깨달은 것은 꼭 리액션의 부재가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세번째 여행을 함께한 친구는 리액션도 풍부했고 말도 많았다. 재밌다는 것을 표현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여행에 대한 나의 가치관과 다른 이들의 생각의 차이이다. 나에게 여행은 매우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경험이다. 친구와 함께한 첫 여행을 포함한 그 이전의 모든 가족 여행은 이상적이었고 아름다웠다. 여행 후 남는 기억은 불평이나 불만이 아닌 순수하게 좋은 추억 뿐이었다. 이는 내 가족이 여행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아버지는 많은 조사를 통해 아주 좋은 일정을 기획하신다. 볼 것들을 보고, 먹을 것도 먹고, 경험하면 좋을 것을을 경험시키고 동시에 여유까지 챙긴다. 새로운 경험과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획하고 그 일정을 따르는 우리 가족, 엄마와 형과 나는 순수히 그것을 즐긴다. 여행 자체에 쓰는 씀씀이도 크기에 여행이라는 것이 내가 자라나면서 느낀 바로는 아름다운 경험이다. 즉 나에게 있어서 여행 속 음식의 실패나 어떠한 일정의 어긋남도 모두 아름다움에 포함되어버린 것이다. 여행의 모든 면이 아름다운 것이다. 애초에 새로운 경험이고 그 자체로 아름답기에.
친구와 함께한 첫번째 여행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것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 아주 완벽했다. 친구는 모든 순간을 즐겼고, 아무도 불평과 불만이 크게 없었다. 어쩌면 불평을 잊고 좋은 것만 이야기하여 그랬을 지도 모른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친구가 호텔을 예약했는데, 아고다에서 오류로 인해 호텔 예약 번호를 잘못 전달했다. 그래서 예약이 등록은 되어 있는데, 컨펌을 할 번호가 맞지 않아 방 대여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아버지와 아고다에 연락을 하고 수정된 번호를 전달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했다. 그래서 나는 친구와 함께 로비에 앉아 로비를 둘러보는데, 호텔 로비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그 구경 자체가 너무나도 좋다는 말을 했다.
말이 길어졌는데 요약하면 나에게 여행은 모든 순간 아름다운 경험이다, 실패가 있든 말든. 근데 두번째와 세번째를 함께한 친구들에게는 아닌가 보다. 한 명은 즐기는 분위기를 못 내고, 아름다운 경험의 감상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놈은 음식이 짜다는 말을 반복하고, 다소 부정적인 평들을 계속 언급한다.
나에게 여행은 아름다운 경험이고 나은 그 생각을 지키고 싶다. 언제든 여행이 나의 자유가 되고 희망이 되게 하고 싶다. 그러니까 여행은 잘 맞는 사람이랑 가야한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