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있는가?
점점 현실과 상상, 꿈과 미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든 것이 섞여들어가고 있다. 내가 느끼고 있는 지금이 현실 같지 않고, 어떠한 개연성이 희미해지는 듯하다. 마치 내가 지금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경로가 흐릿하고 몽롱하다.
여행에 왔다. 밤을 새고 새벽 비행기를 타서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마 그래서일 확률이 높다. 그랬기에 샤워를 하며 내가 어쩌다 이곳에 왔는지를 되짚어 봤을 때 기분이 묘했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쩌다 이곳에 왔는지, 그 질문은 단순히 내가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걸어서 도착했다는 과정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들은 내가 왜 이 여행을 기획했는지, 이 여행을 오기 전의 나의 고민들, 삶에 대한 고민과 그런 것들이 담겨 있는 것이다.
모르겠다. 정신이 맑아자기를 원한다. 진정으로 현실을 느끼고 살고 싶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