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느끼고 싶다.
감성에 잠기고 싶다.
그리움에 몸을 담그고, 고개까지 처박아 숨을 거두고 싶다.
그리운 노스탈지아의 향수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
백회혈에 직접 꽂히는 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성을 받아들이고 싶다.
나라는 존재가 부유하는 그 감성을 내가 어찌 잊겠는가.
그도 아니라면 다른 감정을 사무치게 느끼고 싶다.
사랑.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순간을 기억한다.
스쳐간 이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반복되고, 그 순간만큼은 그날의 햇살이 가장 아름다웠다.
색채가 전혀 다른 인간을 바라보는 듯한 감각.
감정이라는 것이 자꾸만 솟구치고 주체가 되지 않는 감각.
그러한 느낌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
온 마음으로, 온 정신으로 생각하고 느낀다.
나라는 존재의 전체가 쓰인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온전하게 한 방향으로 흘러감을 느낀다.
그 순간만큼은 나는 옳은 길 위에 온전하게 걸어가고 있다.
그조차 나에게 용납되지 않는다면,
지극한 슬픔을 느끼고 싶다.
너무나도 슬퍼 눈물이 흘러나오는.
다시 일어서고자 하지만 일어설 수 없는.
나락 아래에서 울부짖고 싶다.
나의 온몸이 짓눌려 부서지는 감각.
가루가 되어 흩날리게 되는 그 느낌.
나라는 존재, 나의 몸과 감각, 마음과 정신이 전부 무너지는 것을 느끼고 싶다.
나는 어쩌면 나라는 존재가 하나로 통합되는 그 느낌에 중독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라는 존재가 온전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이러할 때이니.
나의 온몸 구석구석이, 나의 마음과 정신이 동일한 생각을 하고 동일한 것을 느끼는 순간들이 흔치 않으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