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조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공복 유산소 운동에 관심을 가져봤을 것이다.
어떤게 더 효과가 좋은지 논쟁이 되는 것을 미디어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인간 바로미터로서 공복운동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다.)
글의 주제와 맞지 않게 웬 유산소운동의 효과인가 할 수도 있곘지만,
결국 이 내용도 역시 내 병환과 관련되어 있다.
나는 나름대로 관리하려는 시기와 방탕에 빠지는 시기가 번갈아 나타나곤 했는데
몸의 상태에 따라 그 시기가 교차되는 것 같다.
운동을 정말 싫어하는 나였지만,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보려고 헬스장에 등록했다.
저녁엔 정말 헬스장에 오기 싫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공복유산소를 하러 갔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나는 공복유산소와 식후유산소의 차이가 크게 있겠거니 했다.
체지방 감량을 위한 운동도 아니었기 때문에 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리고 놀라운 경험을 했다.
공복 혈당은 100대 중반(낮은 수치는 아니다만 100대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은 그 전보다 훨씬 개선된 것이다.)
오직 커피만 마시고 유산소운동을 했고, 땀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건강해 진 것 같아 뿌듯했다.
그런데 혈당을 확인해 보니 300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것도 유산소운동을 한 30분 시간 사이에서,
마치 액상과당을 먹은 것처럼 가파르게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다.
커피야 원래 공복에 심심찮게 마셨고
그렇게 혈당이 오르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깜짝 놀랄 만한 결과였다.
유산소운동을 거의 하지 않다가 해서 그런 건가 싶어
꾸준히 했는데도 매번 그런 결과가 나왔다.
공복에 유산소운동을 하면 코르티솔이 분비되는 것도 있지만, 간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 나와
혈관에 무자비하게 도포되는 것이 확인되는 것이다.
일반 사람이라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그런 혈당을 다시 저장해서 정상 범위를 유지할 텐데
나는 주사를 맞지 않고 운동하니 분비된 글리코겐이 그대로 혈관에 노출되어 혈당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식후에 운동을 할 때에는 그런 현상을 보지 못했다.
즉, 공복 유산소운동의 다이어트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운동이 해가 되게 할 순 없었다.
이후 공복유산소를 할 때는 초속인슐린을 소량 맞고 했다.
그러면 운동의 작용과 인슐린의 효과가 잘 어우러져서
안정적인 혈당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