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꽃부리의 이야기 <2024년 7월 25일 >
익어가는 소리 / 임 선영
아침을 활짝 여니
확 솟아오르는
오가는 소리 파도
계절을 뒤집어 놓는 요동
비비며 부르는 소리
놓아본다
간절한 저 울음
잡고 가는 어리석음
세월이 가르쳐 준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무심
가파르게 곤두박질 칠
생성과 소멸의 시발점
극적 전환을 보여주는
매미의 저 소리 끝나면
찾아 올 정적 속에
계절은 지나갈 것이고
내면도 성숙해 질 것이고
변해가는 것들은
언제 울창했고 울고 했던가
소리 없이 썰렁하겠지.
오늘 아침 방충망에 달라붙은 매미의 울음이 이 아침을 깨운다.
이 불청객의 외침은 기성의 낡은 가치에 묻힌 아둔한 정신을 일깨우는 내면의 경고 소리 같다.
어느 때인가 읽어 본 소크라테스의 정신 속에 있던 "다이모니온(daimonion)" 님의 소리로 들린다.
마음공부 길에 귀이천목(貴耳賤目ㆍ먼 데 것을 귀하게 여기고 가까운 데 것을 천하게 여김)
글 귀가 생각난다.
39세에 갑자기 장애자가 된 루스벨트 대통령은
“나는 영원한 불구자요. 그래도 나를 사랑하겠소?”
“내가 지금까지 당신의 두 다리만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나요? "
"저는 당신의 다리뿐 아니라 당신의 숨결, 당신의 비전, 철학 등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요."
가장 가까운 아내의 이 말에 루스벨트는 큰 용기를 얻고 장애인의 몸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경제공황을 뉴딜정책으로 극복했고,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등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의 지혜로운 말 한마디는 그 어떤 금은보화보다 인생을 값지게 한다.
‘행복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즐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가족,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두 눈, 경관이 빼어난 산을 오를 수 있는
두 다리 등 너무나 당연한듯 살지만 없는 사람들은 한없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들이다.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한다.
옆에서 무릎이 아파 얼음 찜질을 두껍게 달고 잠들고 있는 외조자에게 걷어 차고 자는
이불을 다시 덮어준다.
헤어진 다음 그리워하기 전에 곁에 있는 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곁에 있는 모든 것들 그중에 오늘 아침 우리 집 창가로 와 울음으로 두드리며 잠을 깨워
생각에 잠기게 하는 매미에게도 고맙다 인사한다. 아침 기도 시간이다.
따끔한 죽비 소리 같은 맴맴~~ 탁탁! 뼈 있는 소리가 이 찬란한 더위로 익어갈 여름날
아침을 일깨워 목탁을 치며 자신의 정신을 깨우라는 훈계로 들리는 것은 아직 자신이
살아 있음이야.
울음으로 꽉 찬 몸을 부르르 떠는 작디작지만 집도 절도 없이 울고 있는 생명체
이렇게 작은 삶의 숨은 미덕이 보잘것 없는 한 생을 일깨우지 않던가.
옛 선비들은 매미는 관(冠)의 끈과 같이
늘어진 머리를 갖고 있어 문(文)이 있다 했고
이슬만 먹고살아 청(淸)이 있고
곡식을 먹지 않으니 염(廉)이 있으며
집을 짓지 않으니 검(儉)이 있고,
철 맞춰 허물을 벗고 절도를 지키니 신(信)이 있으니
매미를 군자의 오덕(五德)을 갖춘 귀한 미물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했다.
요란하지 않지만 의식주를 갖추고 있는 이 몸과 생
저렇게 울지 않고도 보따리 쌀 수 있는 우리들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있는 만큼 풀고 주고 웃으며 웃기고 놀다 가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