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소리

60. 꽃부리의 이야기 <2019년 8월 2일 >

by 임선영

아침을 활짝 여니

확 솟아오르는

오가는 소리 파도

계절을 뒤집어 놓는 요동

비비며 부르는 소리


몸과 마음 적시고

탁 벗어나서

이내 떠나간 사랑처럼

간절한 저 울음

생의 찬란한 절정의 체화


가파르게 곤두박질 칠

생성과 소멸의 시발점

극적 전환을 보여주는

매미의 저 소리 끝나면

찾아 올 정적 속에


계절은 익어가고

내면도 익어간다.


오늘 아침 방충망에 달라붙은 매미의 울음이 이 아침을 깨운다.

이 불청객의 외침은 기성의 낡은 가치에 묻힌 아둔한 정신을 일깨우는 내면의 경고

어느 때인가 읽어 본 소크라테스의 정신 속에 있던 "다이모니온(daimonion)" 님의 소리로 들린다.

마음공부 길에 귀이천목(貴耳賤目ㆍ먼 데 것을 귀하게 여기고 가까운 데 것을 천하게 여김)

글 귀가 생각난다.

39세에 깁 자기 장애자가 된 루스벨트 대통령은

“나는 영원한 불구자요. 그래도 나를 사랑하겠소?”

“내가 지금까지 당신의 두 다리만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나요? "

"저는 당신의 다리뿐 아니라 당신의 숨결, 당신의 비전, 철학 등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해요."

가장 가까운 아내의 이 말에 루스벨트는 큰 용기를 얻고 장애인의 몸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경제공황을 뉴딜정책으로 극복했고,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등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가까이 있는 사람의 지혜로운 말 한마디는 그 어떤 금은보화보다 인생을 값지게 한다.

‘행복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즐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가족,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두 눈, 경관이 빼어난 산을 오를 수 있는 두 다리 등

너무나 당연한 듯 살지만 없는 사람들은 한없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들이다.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한다.

헤어진 이를 그리워하기 전에 곁에 있는 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따끔한 죽비 소리 같은 맴맴~~ 탁탁! 뼈 있는 소리가 이 찬란한 더위로 익어갈 여름날

아침을 일깨워 목탁을 치며 자신의 정신을 깨우라는 훈계로 들리는 것은 아직 자신이 살아 있음이야.

울음으로 꽉 찬 몸을 부르르 떠는 작디작지만 집도 절도 없이 울고 있는 생명체

이렇게 작은 삶의 숨은 미덕이 보잘것없는 한 생을 일깨우지 않던가.

옛 선비들은 매미는 관(冠)의 끈과 같이

늘어진 머리를 갖고 있어 문(文)이 있다 했고

이슬만 먹고살아 청(淸)이 있고

곡식을 먹지 않으니 염(廉)이 있으며

집을 짓지 않으니 검(儉)이 있고,

철 맞춰 허물을 벗고 절도를 지키니 신(信)이 있으니

매미를 군자의 오덕(五德)을 갖춘 귀한 미물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했다.

요란하지 않지만 의식주를 갖추고 있는 이 몸과 생

저렇게 울지 않고도 보따리 쌀 수 있는 우리들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있는 만큼 풀고 풀고 웃으며 웃기고 놀다 가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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