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온 센의 부모님처럼 되어버린 우리.
결혼하고 벌써 3년차가 된 우리 둘. 3년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건지 둘 다 살이 많이 쪘다. 오빠의 날렵하던 턱선은 이제 그 안에 공기주머니가 생겨 턱과 목이 연결되는 페리카나형으로 변하고, 나 역시 맞는 바지가 없어 츄리닝만 입는다. 집에 체중계가 없어서 몇키로가 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예전에 너무 컸던 청바지가 이젠 딱 맞는 걸 보면 기본 5키로 이상이다.
무심코 부풀어 온 배를 보니 어릴 적 맨인블랙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한 남자가 지나가던 여자의 목을 날름 햝고 나무 뒤로 끌고간다. 잠시 후 남자는 여자에게 잡아 먹히고 모습을 보인다. 여자의 배는 마치 임신한 배처럼 부른 상태다. 오빠가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우리 둘 마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돼지 부모 둘 같다고. 물론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야 하루 종일 주말마다 먹기만 하니까!
주말만 되면 넷플릭스, 드라마를 정주행하면서 심심해진 입 안에 뭔가를 넣어줘야했다.
멈출 수 없는 도파민으로 막 먹다보니 위는 늘어났다. 저녁 먹고 달달한 아이스크림까지 먹기 시작했다. 특히 요맘때 요거트 플레인에 빠져 냉동실에 두 통씩 쟁여놓았다. 그렇게 두 달 지나고 나니 배가 두둑하게 부풀어올랐다.
이제 날도 더워질텐데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했다. 그것도 지속하지 못하고 멈췄다. 운동을 습관화 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부부들 보면 존경스럽기까지한다. 주변에 친구들이 남편과 같이 운동을 한다길래 오빠한테 같이 운동하자고 말했다.
오전에 아파트 헬스장에서 좀 뛰고 오고 그래.
응? 오빠도 같이 해야지.
나? 난 괜찮아. 난 일하고 오면 힘들어. 그리고 난 별로 안쪘어. 이 정도면 괜찮은데?
괜찮다고 말하며 옷을 갈아입는 오빠의 볼록 나온 배와 근육이 다 빠져 얇아진 허벅지를 보니, 왠지 학처럼 보였다. 오빠 몸이 학처럼 보인다고, 저러다 날개를 펴고 날아가면 어쩌나. 아니지. 몸이 무거워서 날진 못하겠지. 라고 했더니 이를 악물고 노려본다. 이제 백수가 되어버린 난 시간이 많지만 자신은 퇴근하고 오면 힘들다는 핑계를 내세운다. 벌써 퇴사한지 3개월이 지난 시점. 백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게을러진 게 탓이다. 글쓰는 와중에도 묵직한 배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30대에 운동을 열심히 해야 40대도 건강할텐데, 요즘은 저속노화 식단에 관심이 생겨 한 끼라도 채소 식단을 먹으려 노력 중이다.
그래도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해야하지 않을까? 열심히 운동하며 글을 써야 끈기와 인내가 더욱 길러지겠지. 열심히 운동을 해야 글도 받쳐질 힘이 생길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