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맞춰가는 삶

15년간 한 사람과 만난 친구 이야기

by 숨쉬는 순간

보통 결혼 전에는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봐야 결혼을 잘한다는 속설을 주변에서 들은 적이 있다. 이 이야기에 많은 찬반론이 있겠지만 나는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한 사람과 15년 연애를 끝으로 결혼을 한 내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2주 전에 그 친구 결혼식을 다녀왔다. 고등학생 때부터 33살이 된 지금. 15년 연애의 끝으로, 남편이 첫사랑이자 끝 사랑이 되었다.


이보다 로맨틱한 게 더 있으랴!


대학 시절 친구들의 남자친구는 몇 차례 바뀌어도 그 친구만은 항상 그대로였다. 어떤 풍파에도 지금까지 잘 만나 결혼한 친구를 보니 뭉클하기도 하고 두 사람이 애틋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어여쁘게 보였다.


이 친구는 자존감이 높고 내면이 단단했는데 오랜 기간 그 친구에 대해 잘 알고, 한결같이 사랑해 주는 남자친구의 덕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서로 모여서 이런저런 푸념을 할 때에도 그 친구가 단 한 번도 남자친구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게 절대 입을 올리지 않는 그 친구를 보며 어른스러운 모습에 내 모습을 반성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친구 덕에 만나는 사람인 그 오빠가 대단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오래 연애했으면 자연스레 누군지 궁금해지는 것처럼.


그 친구 때문인 건지 장기적으로 만남을 유지한 커플을 보면 사람을 대할 줄 아는 단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든다. 서로 간의 믿음이 없다면 결코 오래가지 못하고, 남녀 관계를 떠나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중요하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한 층 성숙된 사람이 되어 사람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지 않았나 싶다.


지금 오빠와도 연애를 포함해서 이제야 7년이 된 시점, 같이 살면서 아직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맞춰가는 부분이 많이 있다. 여전히 난 사람을 대하는 게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 고등학생에 머무른 것처럼 어린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내 기분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아직 친구를 따라잡기엔 10년이란 시간이 더 남았다.


나중에 내 아이가 생기고, 그 아이가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게 자주 바뀌어서 가장 좋았던 사람이 누군지 가물거린다고 하는 것보다 장기 연애를 한 경험이 있어서 한 사람이라도 잘 알고 있으면 좋겠다. 내 친구처럼, 사랑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랑을 하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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