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공부하기-이것은 신세한탄

한의원에 가서 약침, 부황, 사혈하고 한약맞춤

by 인유당

육체와 정신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건 데카르트의 세계관이었고 그것은 기계론적 세계관이라고도 한다.


따로가 아니고 함께이거늘, 육신을 끌고 다니는 것이 버겁다. 몸을 유지하기 위해 그것도 잘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것들을 한다.


건강한 식생활, 그리고 운동.


한쪽 팔이 아픈데, 친구들에게 말했더니만 신경이 눌려서 그런 거일지 모르니, 병원에 가보란다.

물론 아프지만, 크게 육체를 쓸 일이 없으므로, 불편한 대로 한 달 이상을 버티다 오늘 다니던 한의원에 갔다. 먼 걸음 했다. (2시간 걸림)


그동안 건강상태나 체질의 변화를 보겠다며 긴긴 질문지 답변을 했다. 내가 그 한의원에 다닌 지 2년 되었다. 내가 그 한의원에 드나들게 된 그때의 건강상태, 오늘 달려가게 된 건강상태.... 역시나 마음 심난하게 여러 생각들이 오갔다.


아픈 거, 불편한 거, 걱정들을 쏟아내는 데는 한의원이 적당하다. 건강관이 나랑 맞는 한의사를 만나면 단골이 된다.


입춘 지나면서 다시 활활 타올라 열기가 상체에 머무르고 가슴이 답답한 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설밀나튀(설탕 밀가루음식 나쁜 기름 튀김)를 피하고, 식이섬유가 많은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먹는 순서는 야채->단백질->탄수화물 순으로 하고, 고기는 되도록 적게 섭취하고, 화학물질이 적은 유기농으로 재배된 것을 먹고, 해외에서 들여오는 식품의 섭취를 피하고, 신토불이 국산, NON GMO를 먹고, 패스트푸드 먹지 않고, 초가공식품 먹지 않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고 등등...... 을 지키려고 한다. 내가 집밥을 해 먹는다. 흰쌀밥 안 먹고 잡곡밥 먹는다.....


이렇게 지키고 노력하는 거 치고, 아니 이나마라도 하니까 인지 모르겠지만

의욕이 넘치고 컨디션이 좋고 그러하지 못하다.


나이대별로 남들과 비교해서 부러움을 갖는 포인트가 다르다. 어릴 때는 이쁘고 날씬한 외모적인 면,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하는 거, 실컷 놀고 결혼 잘하는 거, 취직 잘하고 돈잘 버는 거 등등.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건강하고 체력 좋은 게 제일 최고다 싶어진다.


나는 스스로 배터리 용량이 작다고 생각해서 아쉽다. 하루를 온전히 못 지내고 중간에 한두 번씩 누워줘야 한다. 세로로만 지내면 힘드니까 가로로 누워 등을 바닥에 대줘야 한다. 낮잠을 자면 더욱 땡큐다. 오전에 늦게 일어나 조금 생활하다가 오후에 한번 누워주고 낮잠 자고 다시 저녁생활하고 또 잔다.


아, 건강 타령하면 글이 한없이 길어진다. 몇 시간이고 아픈 이야기, 내 몸의 부실함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은 이만큼만 투덜댄다.


한약을 주문했다. 비싸기도 하고 매번 챙겨 먹는 것도 번거롭고, 냉장고에 한약이 들어차있으면 마음이 불편했다. 눈에 띨때마다 나의 부실함의 증거 같았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는다. 생각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그나마 한약 먹으면 덜 덥고 덜 힘드니 얼마나 좋은가. 내 몸에 맞는 한약을 먹을 수 있으니 다행이다. 몸에 맞는 약을 찾았으니 행운이로다.


한약을 얼마나 먹어야 하느냐... 경제적으로 부담이다...라고 다시 한의사를 붙들고 약간의 불만을 토로했다. 목돈이니 당연하기도 하다만, 조금 깎아줄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한의사의 대답은 이러했다. 이런 만성적 증상을 가진 사람치고 결코 많이 먹는 거 아니다. 꾸준히 더 먹어야 한다. 그리고 최종목표는 신경증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라고 했다.


오늘도 설문조사의 첫 시작, 주관식 문항은 이러했다. 지금 불편한 점은 무엇입니까. 어떤 증세가 개선되기를 바라나요......


무기력합니다. 의욕이 없습니다. 몸이 찌뿌둥하고 머리가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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