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이 없었기에
보이지 않는 꽃, 마실 수 없는 커피, 만지면 사라질 듯한 허공의 온도를.
분명 언어로 묘사할 수 없는, 눈에 담을 수 없는 장면이면서도
확실히 너의 마음 어딘가에 닿아 흔들리는 작은 물결을 일으키길 바랐다.
이 헛것은 마치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처럼,
한순간의 빛으로 모든 것을 비추고,
그 찰나의 아름다움 뒤엔 아무것도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허망함조차도 너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향기처럼 스며들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문득, 기억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환상으로 너를 감싸기를 바라며.
너는 이 헛것을 믿지 않을 수도 있겠지
믿거나 말거나 당신은 나와 그 찰나에 머물렀다.
그 순간은 우리의 것이었고, 우리의 시간 속에서만 살아 있었다.
나는 이 헛것을 너에게 바친다.
보이지 않아도, 닿지 않아도, 존재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