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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보 Sep 14. 2024

<틀린 그림 찾기> 잘하는 아이

 "틀린 그림 찾기"나 "숨은 그림 찾기"를 할 때도 어린 두 아들은 많이 달랐습니다. 틀린 그림 찾기는 예를 들어 10곳을 찾아야 하는 경우, 보통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2-3곳, 좀 노력하면 찾을 수 있는 3곳,나머지 3-4곳은 꽤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배합되어 있지요. 

큰 아들은 노력해서 5곳 정도 찾아내고 나서는 눈을 크게 뜨고 이곳 저곳을 정신없이 살피곤 했지만 여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작은 아들은 우리와 많이 달랐습니다. 어렵지 않게 9곳 혹은 전부를 척척 찾아내곤 했지요. 게다가 노력해서 찾아내는 게 아니라 보고 톡톡 꼬집어냈습니다. 그런 작은 아들을 보며, 나와 큰 아들은 감탄이 절로 나오곤 했습니다. 4살짜리 형은 동생에게 "우리 동생, 대단해!"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죠.



장난감이나 작은 선물을 사고 온 날에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로운 장난감을 받아들면 그것에 정신이 빨려들어 저녁을 제대로 먹지 않을 것을 염려해, 저는 눈에 띄지 않는 옷장 위나 책상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그런데 저녁이 되어 보모집에서 돌아온 1살쯤 된 작은 아들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그 높은 곳에 있는 선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곤 해서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아직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작은 손가락으로 가리켰지요. 방에 들어서는 순간, 책상 위에 놓여진 새 볼펜을 보며 손가락으로 가리킬 때도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책이랑 다른 문구들이 놓여 있었는데,                       (출처: 콘텐츠 목록-니즈폼 버드맘)

새로 놓여진 그 작은 물건을 바로

가려내곤 했지요.

                                                                                     


하루는 저녁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날 사와서 걸어든 벽시계를 보며 '아!'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킬 때도 놀랐습니다. 거실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그 작은 키의 아이가 벽에 걸려 있는 시계로 바로 시선이 간 것이지요. 그 벽시계는 거창하거나 그렇게 주목을 받을 만큼 특별한 디자인을 한 게 아니라 소박하고 둥근 모양에 크지도 않은 검은 테두리의 시계였습니다.


그런 둘째가 중학생이 되고,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작은 아들은 저녁에 역으로 마중나가면 차에 타자마자 저 표정을 살피는 습관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든 표정을 짓고 있으면 바로 "엄마, 지금 기분이 안 좋아?"라든가, "엄마, 무슨 일 있어?"라고 묻습니다.특별히 컨디션이 안 좋은 것도 아니고, 저 원래 생긴 대로의 표정이라고 여기는데 그는 종종 따져들곤 하지요. 그래서 운전하며 마중 가는 길에 표정 관리를 하려고 반야심경을 들으며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려 하기도 한답니다. 


이런 둘째를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특성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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