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성, 춤으로 기억되는 여인의 삶

중국여행기 ㅡ4

by 바람처럼

황산(黃山)은 원래 황제의 '皇' 자를 썼다고 한다.

어느 황제가 이곳에 들어와 도를 닦았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그러나 ‘황제’만이 쓸 수 있는 글자라는 이유로,

지금은 누를 황(黃) 자를 사용하고 있다.


황산에 도착한 밤,

우리가 묵은 호텔에서 휘운가무쇼를 보게 되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개인 공연이었지만

그 규모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숨이 멎을 정도로 강렬했다.


지금은 황산성이라 불리는 휘주는

사방이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땅이다.

자연히 남자들은 바깥세상으로 나가

장사를 하거나 과거시험을 보러 다녀야 했다.


그렇게 타지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살림을 지키고 집안을 이끌어가야 했던

휘주 여인들의 삶은 고되고 외로웠다.

휘운가무쇼는

그 여인들의 지난 삶을,

말 대신 춤으로 전하는 공연이다.

수천 겹으로 꾹꾹 눌러 담긴 이야기들이

무대 위에서 고요히,

그러나 단단하게 피어난다.


나는 그 공연을 보며

문득 어머니를 떠올렸다.

휘주 여인들의 삶과 다를 바 없었던

우리 어머니의 시간들.


그저 보아도, 듣지 않아도,

가슴에 스며드는 이야기였다.

몸짓 하나, 눈빛 하나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춤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삶을 안다.

그 밤,

나는 오랜만에

어머니의 얼굴을 마음속에서 또렷이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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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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