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상추 열두 장과 풋고추 한 개

by 김추억

요즘 우리 딸, 학교 텃밭에서 채소를 뜯어 옵니다.


딸아이가 학교에서 자신이 키웠다면서 제게 상추와 고추를 건넵니다.

깨끗이 씻어 저녁밥상에 올렸습니다.


상추 열두 장과 고추 한 개였습니다.


남편이 상추 세 장을 먹었고 딸아이가 두 장은 먹었고 제가 일곱 장을 먹었습니다.


고추는 딸아이가 윗부분을 쌈장에 찍어 조금 맛보고 매운 뒷부분은 제가 먹었습니다.


"고추는 왜 하나 밖에 안 따왔어?"


"원래 상추만 따와야 하는데 고추는 엄마 줄려고 몰래 하나 따왔어요."


딸아이가 학교 텃밭에서 따온 채소들이 너무나 귀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추가 아주 작고 귀여웠고 상추 뜯는 법을 몰라서 상추마다 딸아이 손톱자국이 나 있는 것도 귀여웠습니다.


채소를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많이 따왔다는 열두 장의 상추들이 저를 뭉클하게 했습니다.


엄마를 생각하는 딸아이의 마음이 예뻤습니다.


딸아이의 작은 정성에도 너무나 감사하고 큰 감동을 받게 됩니다.


요즘 우리 딸, 학교에서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해서 집에 가져옵니다.

keyword
이전 19화푸드 파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