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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다리

by 김추억

2024.6.28

어제 병원에서 주사를 대롱대롱 달고 있을 때에 친구 녀석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추억아, 무지개 떴다

-지금 순천? 순천 무지개여?

-응, 호수 공원


직접 봐야 하는데,

병원 옥상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몸뚱이가 일어나기 싫어했다.

무지개의 행방이 궁금하여 5분 후에 다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무지개 지금도 있어?

-없어졌어

-아따 금방 사라졌구먼


무지개 사진을 쳐다보는데 엉뚱한 詩 하나가 찾아왔다.



<무지개다리>

지금 저 무지개다리를 누가 건너고 있을까

냥이 멍이 최근 눈을 감은 동물들이겠지

우리 남편의 반려 꼬부기도 얼마 전 눈을 감았는데

엉금엉금 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있을 거야


무지개다리를 모두가 다 건너면

그제야 무지개가 사라진다는데

엉금엉금 꼬부기가 벌써 건널 리가 없는데...

무지개가 이렇게 금방 사라진 게 말이 안 돼


아, 착하디 착하다는 리트리버 한 마리가 있었나 보다!

새초롬한 냥이를 등에 태우고

엉금엉금 꼬부기도 입에 물고서

무지개다리 건너로 정신없이 내달린 걸 거야


혹여 무지개다리로 누군가 따라올까 싶어서

무지개다리를 없애려 재빠르게 내달린 것 같아

고마운 냥이 멍이 꼬부기야,

잘 도착한 그곳에서 부디 아프지 말고 행복해라


아마 리트리버가 무지개 다리를 마치 이런 장면으로 달렸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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