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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by 김추억

2024년 8월 7일


점심때쯤 달고 있는 주사를 뺀다. 그러면 동작이 자유로워진다. 어디서든 산책을 해야지 싶었다. 사람들이 하도 덥다 덥다 하길래 오늘의 일기도 체크할 겸.

민트색 자전거와 다홍색 배롱나무꽃이 찰떡이다.
맥문동꽃과 꿀벌이 찰떡이다.

서양에 라벤더가 있다면 동양엔 맥문동이 있다. (주관적인 내 생각이다.)

맥문동 꽃줄기만큼이나 꿀벌들이 날아다닌다. 벌통을 하나 갖다 놓고 싶을 지경이었다. 미숫가루에 설탕 말고 꿀을 타 먹어야 하는데...

아인슈타인이 지구에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그로부터 4년밖에 생존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지구수호의 의무를 다하는 꿀벌들, 순천은 아직 이상 무.

<꽃과 벌 사이에서>​
맥문동꽃이 보랏빛 향기를 냅니다.
그 위로 벌들이 날개 비비는 소리를 냅니다.
폭염에도 아랑곳 않고
맥문동은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일벌들은 휴가도 없이 꿀을 땁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쉽니다.
나만 쉬는 게 미안합니다.
나도 맥문동 꽃 사이에 숨어 봅니다.
내 마음도 덩달아 보랏빛 향기가 납니다.
벌들의 날갯짓 소리를 눈을 감고 듣습니다.
내 마음도 자유의 날개가 생깁니다.
나도 훌쩍 꽃향기를 품고 비상합니다.

모과나무도 폭염 속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듯.
장미가 폭염색, 녹여서 립스틱 만들고 싶다.
순천시 남수현 선수, 금메달 축하해요! 금메달 따기까지의 과정도 존경해요!
태양아, 너만 이글거리느냐~ 나도 이열치열 이글이글 불탄다~
잠시 야간 산책, 맞은편 중환자실의 불빛은 24시간 꺼지지 않는다. 의료진 몇 분이 낮에 본 꿀벌처럼 쉬지 않고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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