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 시리즈 시즌 2- 열 번째 이야기
도서관에서 멍곰이는 온종일 공부를 했어요.
공부하다가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양자 역학'에 대해서 궁금해졌어요.
호기심이 많은 멍곰이는
궁금하면 참지를 못해요.
"잠시 자료를 좀 찾아봐야겠어.
여기 있다. 이 책이 좋겠는데.”
책을 한 장씩 펼쳐보던 멍곰이는
말들이 너무 어려워서 인상을 써요.
그때였어요.
페이지 한 장을 더 넘기자
책 속에서 쪽지 한 개를 발견해요.
난 친구들이 공부하지 않는
약을 만들 수 있어.
초콜릿이 가득한 쿠키 안에
약을 넣는 거지.
그걸 친구들에게 먹이면
공부하지 않는 거야.
강아지들이 공부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
나만 똑똑한 세상
내가 지배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그런 날이 오면 한껏 그들을 비웃어 줄 거야.
나를 무시했던 그들을.
-크리마-
뒷장에는 쿠키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어디에서 많이 본 쿠키 같은데, 어디에서 봤지?’
‘정말 그런 세상이 가능할까?
너무 섬뜩한데?
같이 공부해서
다 같이 나아지는 세상이 좋은 거 아니야?
나만 잘해서 이루어지는 세상은
독재나 다름없잖아.
만약 그런 세상이 온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아.’
"꼬르르르륵"
‘배가 고파. 간식 시간이지?
고구마 간식을 먹으러 가야겠어.'
멍곰이는 식당으로 뛰어갔어요.
너무 배가 고팠거든요.
식당에는 간식이 여전히 두 가지예요.
한 가지는 초콜릿 망상 쿠키
그리고 한 가지는 군고구마예요.
군고구마는 2개밖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요.
멍곰이와 범돌이만 군고구마를 먹고
다른 친구들은 쿠키를 먹어요.
진열된 간식을 본 순간 멍곰이는 깜짝 놀랐어요.
"혹시 저건?
그 책 속에서 발견된 쪽지에서 본 쿠키 아니야?”
시험기간이지만 공부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며
멍곰이는 혼란스러웠어요.
‘어쩌면 세상에는
내가 상상하지 못한 나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도 몰라
그걸 알고도 모른 척한다는 건
나쁜 행동을 하는 것만큼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내가 조금은 나서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친구들은 쪽지 속의 쿠키를 먹고 있는 걸까요?
범돌이는 고구마를 먹었지만,
공부를 하지 않아요.
너무나 이상해요.
‘고구마를 빨리 먹고
그 쪽지를 다시 보러 가야겠어.'
멍곰이는 쪽지를 본 후
다시 양자역학책에 끼워두었었어요.
쪽지를 가지러 갈 생각에 마음이 급해집니다.
멍곰이는 몽실이와 은실이와 함께
간식을 먹어요.
그런데 몽실이가 갑자기 밥을 먹다가
쿠키를 배송해 온 분에게 뛰어가요.
그리고 반갑게 말을 하고 다시 돌아와요.
"누구야?”
은실이의 말에 몽실이는
"아버지의 일을 친형제처럼 도와주시는
아저씨야.
그리고 저분도 개버드대학교를 나오셨지.”
"그래 공부 잘하셨나 보네?”
은실이의 말에 몽실이가 대답해요.
"엉. 크리마 아저씨라고
그 당시에 공부를 잘해서 유명하셨데.
그런데 아쉬운 건 항상 일등자리를
다른 분에게 빼앗기셨데.
일등을 하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셨지만
일등을 한 번도 하지 못하셨데.”
‘뭐! 크리마 아저씨라고?’
쪽지의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인상이 좋아요.
크리마 아저씨는 배송을 끝내고
바로 가버렸어요.
‘이럴 때가 아니야. 얼른 다시 도서관으로
쪽지를 찾으러 가야겠어.’
도서관으로 뛰어가는 멍곰이의 뒷모습이
꼭 귀신을 본 듯한,
당황하고 쫓기는 것 같아 보여요.
양자역학책을 다시 집어 든 멍곰이는
책상에 앉아서
눈을 질끈 감은 후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책에 끼워져 있던
쪽지를 찾아요.
‘없어. 없다고. 분명히 아까 있었는데.
없어. 정말 없어.’
멍곰이는 소름이 돋았어요.
의자에 앉아 있었음에도 다리가 후들거렸어요.
‘이런 안 되겠어. 내 힘으로는 안될 것 같아.
라떼 교수님한테 학교에 음모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
멍곰이는 교수실로 뛰어갔어요.
"헉헉”
교수실에 들어서자 교수님이 차분한 얼굴로
멍곰이를 바라봅니다.
"교수님 말씀드릴 게 있어요.
제가요. 오늘 도서관에서요.”
"도서관에서 자네가 쪽지를 발견했다고
말하고 싶겠지.”
교수님의 얼굴에 약간 그늘이 져 있어요.
"맞아요. 교수님이 그 쪽지에 대해서
어떻게 아세요?”
"이 쪽지 말하는 건가? 난 오히려 자네가
이런 쪽지를 스스로 만들어서
음모를 퍼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네.
자네 정말 그런 건가?
내가 자네를 잘못 본 건가?”
"아니에요. 교수님 저는 그런 강아지가 아니에요.
멍곰이라고요.
저희 할아버지를 걸고 맹세할 수도 있다고요.”
"나도 자네를 그렇게 보지 않았네.
자네가 음모를 꾸민다는 제보가 들어왔어.”
창밖으로 왠지 심상치 않은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교수님의 펼쳐진 서류들이 날아가려고 하자
날아가지 못하게 교수님이 손으로 잡아요.
"자네에게 기회를 주겠네.
정말 결백하다면 직접 이 일의 실체를 밝혀내게.
그러지 않으면 학교에서 쫓겨나게 될 거야.”
교수실 밖으로 나온 멍곰이는
고개를 숙이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천천히 복도를 걸어가다가 잠시 멈추어요.
그리고 벽을 잡고 숨을 고른 후 다시 걸어가요.
멍곰이는 괜찮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