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신비, 망태버섯의 하루

왕대숲 속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신비로운 버섯, 망태버섯. 그 희귀함과 찰나의 아름다움 덕에, 자연이 빚어낸 예술작품이라 불린다. 그러나 그 자태를 온전히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른 새벽 땅을 뚫고 올라와 하얀 망사를 펼치는 순간, 이미 소멸을 향한 길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대낭 밭에서 술렁술렁 소문이 돌았다.

"어느 대밭에 가면 망태버섯이 자생한대" 소낙비처럼 지나가는 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동이 트기를 기다렸다.


꿈속에서 헤매다 일어나 보니 이미 해는 중천으로 달려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카메라만 달랑 배낭에 담고 서둘러 갔다.


망태버섯이 자생한다는 대낭 밭 입구에 도착은 했으나 걱정이 앞섰다.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는데 마침 대낭 밭주인을 만났다.


"대낭 밭에 있는 망태버섯 찍을 수 있쑤광?" 대낭 밭주인은 단호하게 거절하면서 예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몇 해 전 어떤 부부가 망태 버섯을 찍는다고 식전 댓바람부터 들락거리더니, 아주 귀한 버섯이 사라졌다."라며 "그 후론 대낭 밭에 귀한 버섯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겨가는 사람들 때문에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라며 분통이 터진 주인은 한숨을 푹 내뱉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모르고 망태 버섯을 찍을 수 있느냐고 물어본 일이 죄송스러웠다.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카메라를 둘러매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주인의 하소연을 듣고 있노라니 주인은 조금 화가 풀렸는지, 대낭밭으로 안내를 하면서 망태버섯이 처음 나왔던 곳을 가리키며 귀중한 버섯이 나왔던 장소도 친절하게 안내했다


왕대낭밭이라 하여 망태버섯이 자생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이곳 주변 일대에는 왕대밭이 몇 곳 있으나, 희귀하게 이곳에서만 망태버섯이 자생한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언론을 통해 망태버섯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으나, 이곳을 찾아드는 무분별한 사람들로 인해 주인의 분통만 샀다.


아름다움을 촬영한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과 함께 촬영하는 일이다. 그저 시각적인 효과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망태버섯은 하얀 망태 버섯과 노랑망태버섯이 있다. 주로 왕대낭 밭에는 하얀 망태 버섯이 자생하며, 작목 숲에는 노랑망태 버섯이 자생한다.


대낭 밭에서 만 자생한다는 하얀 망태버섯이 하얀 드레스를 입은 듯한 모습으로 자태를 뽐내며, 아침 햇살에 빙그르르 하얀 망사를 걸치고, 속살을 드러내 보이는 망태버섯의 신비로움에 놀랄 따름이다.


망태버섯은 하얀 망사모양의 망태가 퍼져 땅 위까지 내려와, 하얀 레이스 장식을 선보이는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버섯으로 평을 받고 있지만, 하루살이 버섯이다.


축축한 대지 위로 달걀처럼 생긴 알이 올라오면, 알을 깨고 깨어나는 새처럼 망태버섯 대가 알을 깨고 일어서기 시작한다. 주변을 둘러본 망태 버섯이 대나무 숲에서 이는 바람 사이로 하얀 드레스를 걸쳐 입고, 누군가를 기다리기 시작하더니 벌레들이 찾아든다.


망태버섯의 특유한 냄새 때문에 벌레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아침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더니, 망태버섯의 갓부터 서서히 녹아내리며, 망태버섯의 아름다운 삶은 순식간에 사라져 간다.


그러나 사람의 손길만 닿지 않는다면, 언젠가 다시 새로운 망태버섯이 이 숲 어딘가에서 알을 깨고 나올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새하얀 망사를 걸친 채 바람 속에 춤추듯 우아한 자태를 뽐낼 것이다.


자연의 모든 순간은 유한하다. 그 한순간을 지켜보고, 담아내고, 온전히 느끼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연을 바라보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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