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한 빛깔로 피어나다

'실꽃풀'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실꽃풀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우연히 산길에서 마주쳤던 그 꽃이 문득 그리워진다.

무더운 여름을 피해,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숲으로 발길을 옮긴다. 계곡물속으로 발을 담그고, 자연의 품으로 조용히 스며든다.


산새들이 지저귀며 노래하는 숲. 물길 따라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싱그러운 여름을 맞이한다. 찰랑이는 물소리에, 꽃들이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그 틈에서 실꽃풀이 어느새 피어나, 초록 이끼 사이로 살랑살랑 춤을 춘다.


가느다란 실처럼 피어나는 꽃, 실꽃풀과 눈 맞춤이 시작되는 칠월이다. 풀은 강인하면서도 정겨운 존재다.

여름이면 풀들은 무성하게 자라지만, 실꽃풀은 다르다.


우리나라에선 제주에서만 자란다는 이 꽃은, 소박한 듯하지만 청초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가느다란 꽃잎이 실처럼 생겼다 하여 ‘실꽃풀’이라 불린다.


그 누구든, 순백의 꽃잎을 피워 올린 실꽃풀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반해버린다. 화려하지 않지만, 고요히 스며드는 그 청초함. 그 앞에 서면, 어느새 속삭이듯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진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하얀 꽃잎 속에 작은 초록빛 보석이 박혀 있다. 마치 하얀 손가락 사이로 반짝이는 옥가락지 같다.


수수하면서도 자연의 멋을 간직한 들꽃. 실꽃풀은 수수한 여인처럼, 마음 깊이 청초한 빛깔을 남기는 사랑스러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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