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라의 숨은 꽃'을 마치며

'여름, 한라의 숨은 꽃'은 6월부터 8월까지 피어나는 들꽃을 소재로 엮은 글입니다.


한때 저는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고, 의욕 없는 나날을 그저 이어갈 뿐이었지요. 그러다 어느 날, 무심코 오름을 올랐습니다. 높지 않은 오름은 뒷동산처럼 언제든 가볍게 오를 수 있지요.


그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제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한 줄기 바람, 풀 한 포기, 작은 이슬까지도 저마다 아름다운 노래로 존재를 알리고 있었으니까요. 어제와 같은 자연이었지만, 전혀 다른 빛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오름을 오르기 시작했고, 이내 한라산의 품에도 자주 안기게 됐습니다. 제주의 오름과 바닷가에 피어나는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 꽃들을 찾아 나서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멀리 떠난 것이 아니라, 오롯이 이 섬 안에서였지요.


그 시기는 마흔의 이랑을 일구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돌보는 엄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주말이면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름과 한라산에서 만난 풀꽃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 안에 삶의 지혜와 생명의 숨결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주의 자연을 바라보며 꾸준히 글을 쓰다 보니, 뜻밖에도 언론사에서 일할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글과 자연, 그리고 삶이 자연스레 이어진 순간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퇴고 없이 세상에 내보냈지요.


'여름, 한라의 숨은 꽃'은 그렇게 오래전 써온 글들을 다시 다듬어,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기록입니다. 지금까지 함께 읽고 걸어주신 작가님들과 소중한 발자취를 남겨주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이 브런치북에 이어 '가을 들꽃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모든 작가님들이 들꽃처럼 수수하고 아름답게 빛나길 바랍니다.^^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