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팀 프로젝트였다.
사커비의 GPS 기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스포츠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제.
사커비는 사용자의 등에 센서가 있는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다.
우리 팀은 처음에 경마를 주제로 잡았다.
특별해 보였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의견 충돌이 반복됐다.
누군가는 ‘신박하다’ 했고,
누군가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는 마라톤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실성 있는 스포츠로 다시 설계하자는 데 합의했지만,
이미 많이 지쳐 있었다.
그때부터 마음이 조급해졌다.
“빨리 인사이트 뽑아야 해.”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하자.”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우리는 마라톤 참가 경험자 10명을 인터뷰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다”는 반응은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이게 없으면 아쉬울 것 같냐”는 질문엔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그 순간 고민이 시작됐다.
이 서비스는 정말 필요한 걸까?
아니면,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걸 설득하고 있는 걸까?
되돌아보면,
우리의 인터뷰는 공감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이 기능 어때요?”, “이런 게 있으면 좋지 않나요?”
대부분 확신을 얻기 위한 질문이었다.
우리는 ‘사용자 관점’이라는 말을 했지만,
정작 그 관점은
우리를 지지해주는 도구로만 쓰고 있었던 것이다.
관점을 갖는 건
내가 보고 싶은 걸 보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를 받아들이는 자세다.
이 팀플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사용자 관점’이라는 말을
이제는 함부로 쓰지 않게 만들어준 경험이었다.
“이건 정말 사용자 관점인가? 아니면,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걸까?”